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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보다 센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국내 허가... 어떤 약이 먼저 나오나

입력
2024.08.01 16:46
수정
2024.08.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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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당뇨병약, 비만 치료에도 승인
주 1회 맞으면 72주간 21% 몸무게 ↓
허가에도 출시 늦어진 경쟁약 앞설까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미국 제품명 젭바운드)'.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미국 제품명 젭바운드)'. 연합뉴스

비만약 열풍이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비만 치료의 '대세' 약으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위고비'에 이어 세 번째 허가다. 이 중 현재 국내 판매가 진행 중인 건 삭센다뿐이라, 정부와 약값 협상에 들어간 마운자로의 출시 시점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릴리는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마운자로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7월 당뇨병 치료용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비만으로 대상 질병을 확대한 것이다.

마운자로의 주성분은 호르몬의 일종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비슷하게 생긴 물질이다. GLP-1은 체내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늘리는 글루카곤 분비는 줄인다. 이 과정에서 포만감을 유지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마운자로와 삭센다, 위고비는 모두 GLP-1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몸 안에 들어가면 이런 작용을 할 수 있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일주일에 한 번 투약하면 72주 동안 몸무게가 약 21% 감소하는 게 임상시험에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경쟁 약인 삭센다(56주간 약 8%), 위고비(68주간 약 14.9%)보다 강한 효과다. 미국에선 비만 치료용 마운자로는 당뇨병 치료용과 구분해 '젭바운드'라고 부르지만, 국내에선 두 경우 모두 마운자로란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마운자로와 삭센다, 위고비는 모두 의사의 처방을 받아 쓰는 약이며, 환자가 스스로 배에 주사할 수 있는 펜 형태다.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위고비는 세계 시장에서 약 93억7,700만 덴마크크로네(약 1조8,49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마운자로는 5억1,740만 달러(약 7,000억 원)를 판매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들 약은 기존 비만 약보다 체중 감소 효과는 좋고 부작용은 적어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허가를 받은 위고비가 여태 출시되지 못했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에 대해 비만이 아닌 당뇨병을 대상으로 먼저 건강보험 적용을 신청했다. 당뇨병 치료용을 건강보험 급여 물량으로 들여오면서 비만에 비급여로 쓸 물량도 함께 빠르게 공급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당뇨병 치료용 마운자로의 약값 협상에 속도가 난다면 위고비에 앞서 이르면 연내 출시 계획을 확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아직 판매 가격이나 협력사 등을 포함한 출시 계획이 정해지진 않았다"면서도 "비만 환자들이 근거 기반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운자로의 국내 판매·유통을 맡을 협력사로는 보령, 종근당, 블루엠텍 등이 거론된다.

한국아이큐비아 기준 국내 비만 치료제 매출은 2021년 1,436억 원에서 2022년 1,757억 원, 2023년 1,780억 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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