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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사람 죽는다" 폭염 대책 요구한 물류창고·건설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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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마다 20분 휴식시간 보장하고 모든 층에 에어컨 설치하라."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회사에 '폭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쿠팡 물류센터에는 보통 3만~4만 명의 노동자가 모여서 일하고 있지만 에어컨 등 냉방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물류센터 폭염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쿠팡 물류센터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포장공정뿐"이라며 "물건을 창고에 입고해서 나르는 공정에는 아직도 에어컨이 없다"고 증언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상당수 노동자들이 35도 이상 찜통 창고 안에서 선풍기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충분한 휴식시간과 냉방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폭염기간 2시간 노동 후 20분 휴식, 모든 물류센터의 모든 층에 에어컨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사에 요구사항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여주, 창원, 안성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온도감시단'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건설노동자들도 폭염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건설 현장에선 두껍고 무거운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하지만,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제대로 된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부산 연제구 건설 현장에선 60대 노동자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노동자 문여송씨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토론회'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건설 현장 노동자들은 열사병과 탈수 같은 온열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씨는 "휴게 공간과 폭염 대비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강서 마곡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200명 넘는 동료들과 일하고 있는데, 그늘 천막은 단 한 개라고 지적했다. 문씨는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에도 강제휴식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휴게 공간이 부족해 점심을 먹고 그늘진 맨바닥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토로했다.
이 자리에서 건설노동자들은 더위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입법을 통해 폭염 시 작업 강제중단 기준을 마련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온열질환 예방 교육과 공사현장 냉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올해 7월 폭염일수(8.8일)가 기상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을 경신하는 등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 심화로 노동자 고통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제시한 폭염 시 휴게 시간 가이드라인은 구속력이 약한 권고 사안이라 현장에선 잘 적용되지 않고 있다. 문준혁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원은 "체감온도 및 작업 강도에 따라 휴식을 의무적으로 부여하고 폭염으로 작업이 중지된 기간에 대한 임금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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