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런던부터 파리까지 쉼 없이 달려온 구본길 ‘잠시만 안녕’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3연패 순간을 모두 함께한 구본길(국민체육공단)은 런던부터 파리까지 쉼 없이 달렸다. 2012년 런던 대회 때는 막내로, 2021년 도쿄 대회 땐 둘째 형, 그리고 2024년 파리 대회는 맏형으로 한국 펜싱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늘 한결같이 태극마크를 달고 금빛을 찌르던 그가 잠시 쉬어간다. 구본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과 힘을 합쳐 개인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9년생으로 다음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이번 파리 올림픽을 마지막 대회로 생각하고 뛰어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펼쳤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구본길은 “이번이 진짜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동생들이 믿어줘 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대표팀은 무조건 1년 정도 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1년을 포기한 건 숨 가쁘게 달려온 자신에게 휴식을 주면서도 그간 소홀했던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파리 올림픽 기간 둘째 아들 출산이 예정된 아내의 곁을 지키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는 “집에 가서 육아해야 한다”면서 “아니면 집에서 쫓겨난다”며 웃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날은 출산 예정일이기도 했으나 출산이 미뤄졌다. 구본길은 “아내가 코로나19에 걸려 출산 예정일을 내가 귀국하는 날로 바꿨다고 하더라”면서 “와이프가 하는 말이 이날 만약에 아이가 나왔으면 ‘모찌(태명)’에게 그 행운이 갔을 거라고, 그래서 아이가 기다려주는 거라고 했다. 모찌가 행운을 나한테 가져다주는 거라고 열심히 하고 오라고 했다. 귀국하면 바로 갈 텐데 떳떳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세 번째 금메달을 바라보며 지난 12년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그는 “모든 금메달이 다 귀하지만 런던 올림픽이 특별하다. 그때부터 시작된 금메달이 지금의 남자 사브르 선수들을 모두 이 자리에 있게 만들었다”며 “런던 올림픽 멤버, 어펜저스 멤버, 뉴 어펜저스 멤버가 있었지만 경기력과 실력은 이번 올림픽 멤버가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파리 올림픽에 단체전 금메달이 자신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림픽은 파리 대회를 끝으로 작별하지만 완전히 태극마크를 내려놓지는 않는다. 1년 휴식 후 2026년에 열릴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마지막 무대로 삼고 있다. 구본길은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3개를 땄지만 아시안게임에선 무려 6개를 수확했다. 1개만 추가하면 수영의 박태환 등을 제치고 역대 한국인 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구본길은 “사실 나고야가 진짜 목표다. 도전해보겠다”면서 “후배들이 정말 잘한다면 나는 이제 후배들을 위해, 후배들을 옆에서 더 잘 보살피겠지만 지금은 도전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