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라켓의 저주? 탁구 세계 1위 왕추친, 단식 32강전서 조기 탈락

중국 탁구 대표팀 왕추친(왼쪽)이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복식 파트너인 쑨잉와 기뻐하고 있다. 파리=뉴스1

탁구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왕추친(중국)이 2024 파리 올림픽 단식 32강에서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전날 부러진 라켓의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왕추친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트룰스 뫼레고르(26위·스웨덴)에게 2-4(10-12 7-11 11-5 11-7 9-11 6-11)로 패했다. 전날 쑨잉사와 함께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왕추친은 단식과 단체전까지 대회 3관왕을 노렸지만, 단식 조기탈락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하게 됐다.

왕추친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마룽(3위)을 이을 중국 탁구 차세대 에이스로 꼽혀왔다. 세계 최강자가 예상외의 패배를 당하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날 혼합복식 결승 후 라켓이 부러진 것이 그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당시 왕추친과 쑨잉사를 취재하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대거 달려들면서 포토 라인이 무너졌고, 이 과정에서 한 기자가 왕추친의 탁구채를 밟아 부러뜨렸다. 이에 왕추친은 취재진에게 항의했고 중국 탁구 대표팀 코치가 이를 말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예비 라켓으로 단식 경기에 나서야 했던 왕추친은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뫼레고르에게 일격을 당했다.

4강에서 왕추친을 만날 수 있었던 장우진(세아) 입장에선 강력한 경쟁자의 조기 탈락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탁구가 남자 단식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4 아테네 대회 유승민(금메달)이 마지막이다. 장우진은 이날 오후 11시 일본의 도가미 슌스케를 상대로 단식 16강 경기를 펼친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