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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어머니·이회영 부인 등 여성 독립운동가 4명, 8월의 독립운동가 선정

입력
2024.07.31 12:24
수정
2024.07.31 14: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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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낙원·임수명·이은숙·허은 선생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곽낙원(가운데 앞) 선생과 그의 아들인 김구(가운데 뒤) 선생. 국가보훈부 제공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곽낙원(가운데 앞) 선생과 그의 아들인 김구(가운데 뒤) 선생. 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는 31일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 신팔균의 부인 임수명, 이회영의 부인 이은숙, 허위의 재종손녀(사촌 형제의 손녀)인 허은 등 4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올해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이들은 독립운동가 또는 의병장의 가족으로 기억돼 왔지만, 보훈부는 이들 자신 역시 항일투쟁의 역사에 분명한 족적을 남긴 독립운동가였다고 설명했다.

곽낙원은 17세에 김구를 낳은 뒤 아들 옥바라지와 먼저 세상을 뜬 며느리를 대신해 두 손자를 키우는 데 한평생을 바쳤다. 그 와중에도 돈이 생기면 임시정부를 지원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다. 독립운동가 정정화는 "그분이 우리 가운데 말없이 앉아 계신 것만으로, 큰 기둥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회고했다.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임수명(왼쪽부터), 이은숙, 허은 선생. 국가보훈부 제공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임수명(왼쪽부터), 이은숙, 허은 선생. 국가보훈부 제공

간호사로 일하다 독립운동가 신팔균을 만나 결혼한 임수명은, 신흥무관학교와 서로군정서에서 활동한 남편을 위해 베이징과 만주를 오가며 서신과 비밀문서를 전달했다. 1924년 남편의 전사 소식을 들은 임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은숙은 신민회 일원이었던 이회영과 결혼한 뒤 만주로 이주해 신흥무관학교 설립 등 독립운동기지 개척에 일조했다. 이회영 일가는 엄청난 재력가였지만,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부은 탓에 이은숙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낮에는 고무공장, 밤에는 삯바느질로 돈을 모았고, 그마저도 독립운동 자금으로 지원했다. 광복 후 '서간도 시종기'를 발간하기도 했다.

허은은 의병장으로 활약하다 순국한 허위의 재종손녀로, 허위가 순국하자 만주로 이주했다. 이후 서로군정서 대원들이 개간에 힘을 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귀국 후엔 독립운동 지원과정을 담은 회고록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 소리가'를 펴냈다.

정부는 곽낙원·임수명 선생에게 애국장을 이은숙·허은 선생에게 애족장을 각각 추서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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