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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까지 잃은 '믿을맨' 황선우, 올림픽 메달 결국 무산... "나도 나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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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이 나지 않는다.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와 나도 이해할 수 없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한국 수영의 '믿을맨' 황선우(강원도청)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세 개 종목에 출전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주종목이던 자유형 200m 예선까지는 좋은 기량을 선보이며 메달 획득 청신호인 듯했으나, 이어진 경기에서 줄줄이 자신이 보유한 기록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원인을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한 황선우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수영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선우는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강원도청)과 나선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7초26으로 6위를 기록했다. 한국 최초 올림픽 계영 결선 진출의 기쁨을 누릴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모두 고개를 떨궜다. 종전 기록보다 6초가량 늦어져서다. 대표팀은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7분1초94로 은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분1초73으로 금메달을 딴 바 있다.
특히 황선우는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마지막 영자로 뛰어든 에이스 황선우는 팀을 8위에서 6위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크다. 황선우의 구간기록은 1분45초99로, 도하 세계선수권(1분43초76)에 비하면 2초 이상 늦다. 가까스로 출전권을 따낸 자유형 100m 결선을 포기하고 계영에 집중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속이 쓰리다.
2024 파리올림픽 | 2024 세계선수권 | 2022 아시안게임 (2023년 개최) |
|
---|---|---|---|
남자 800m 계영 (황선우 구간 기록) |
7분7초26 (1분45초99) |
7분1초94 (1분43초76) |
7분1초73 (1분45초04) |
황선우 200m 자유형 |
1분45초92 (9위) |
1분44초75 (금메달) |
1분44초40 (금메달) |
개인전에서도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지라 황선우에게 이번 대회는 악몽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시작은 주종목이던 200m 자유형이었다. 앞선 세계선수권에서 금·은·동을 하나씩 꿰찬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예선까지는 전체 4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듯 보였으나, 준결선에서 1분45초92로 9위에 머물며 결선행이 좌절됐다. 황선우는 국제 대회에서 1분44초대로 메달을 석권해왔다.
문제는 경기 때마다 떨어지는 스퍼트가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박태환 SBS 해설위원은 황선우의 200m 준결선 경기에서 "전반 100m까지 좋았는데, 마지막 50m 구간에서 스퍼트가 부족했다"고 평했고, 100m 예선을 보면서도 "턴을 잘했는데, 75m 구간을 지나며 6위까지 밀려났다"고 말했다.
원인은 아직 미궁이다. 통상 수영장보다 수심이 얕은 라데팡스에 아시아 선수들이 고전을 하고 있다는 분석부터 파리의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설(說)만 무성하다. 코칭스태프 등 대한수영연맹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가장 답답한 건 황선우 본인이다. 그는 계영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올림픽에서는 당연히 긴장을 하지만, 나는 긴장한다고 몸에 부하가 오는 유형이 아니다.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면서 "(도쿄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늘 메달을 따와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남자 혼계영 400m만을 남겨둔 황선우는 대회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 수영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대회가) 내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내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 많은 훈련, 정신적인 성숙이 필요한 것 같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수영에 전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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