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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도 '번개맨' 본능… 이준환, 남자 유도 81㎏급 동메달

입력
2024.07.31 01:09
수정
2024.07.31 01:3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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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승부서 벨기에 카세에 절반승

이준환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파리=뉴스1

이준환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파리=뉴스1



초등학생 시절 ‘쌀 한 가마니’ 상품을 계기로 꿈을 키워 온 한국 유도 ‘번개맨’ 이준환(용인대)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뤘다. 한국 남자 유도 첫 메달을 따내며 차세대 에이스로 우뚝 선 그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4년 뒤 금메달 획득 목표를 내비쳤다.

이준환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마티아스 카세(벨기에)를 상대로 연장 승부 끝에 절반을 따내 승리했다. 이준환은 이날 승리로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허미미(경북체육회)에 이어 한국 유도 메달을 두 개로 늘렸다.

이준환은 앞서 열린 4강에서 세계랭킹 2위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에게 연장 접전 끝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다시 힘을 냈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옷깃을 잡으며 공격을 시도했고 상대를 수세적으로 몰아넣었다. 1분 6초를 남긴 시점에 두 선수는 모두 지도를 받았고, 결국 경기는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끝났다.

둘 중 하나가 점수를 따내는 순간 경기가 종료되는 ‘골든스코어’에 접어들자 이준환의 집중력이 ‘번쩍’ 빛났다. 그는 연장 48초가 지난 시점, 발뒤축걸기로 카세를 매트에 눕히며 절반 판정을 받았다.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이준환은 기쁨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그는 재작년부터 국제 유도계에서 두각을 보였다. 첫 시니어 국제대회인 국제유도연맹(IJF)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결승전에서 조지아 간판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세계랭킹 2위)를 꺾었고, 20여일 뒤 도쿄 올림픽 금·동메달리스트를 차례로 물리치며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날렸다. IJF는 이준환에게 ‘번개맨’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이준환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되치기로 절반패한 뒤 “파리 올림픽에선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경기 트렌드를 익혔다. 대회 전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는 의미의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자세를 언급한 그는, 자신의 장점이기도 한 과감한 플레이가 상대에게 역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쉴 틈 없이 노력했다. 이준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며 이날만을 준비했다"면서 "동메달을 땄는데 딱히 기쁜 생각은 들지 않았고, 다시 4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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