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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 반대’ 이스라엘 극우, 이번엔 군 기지 난입... 헤즈볼라와 전면전도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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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대상 가혹 행위 혐의를 받는 자국 군인들 구금에 항의하며 군사 기지 난입을 감행하는 등 극렬 시위를 벌였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극우가 “얼마나 대담해졌는지 보여 주는 충돌”(미국 뉴욕타임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어린이·청소년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 사태로 이스라엘 내 분노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 사건 배후로 지목된 레바논 친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에 나서도록 이스라엘 극우파가 확전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접경지에 위치한 ‘스데테이만’ 이스라엘군 기지 앞에는 극우파 시위대가 대거 몰려들었다. 주도자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들이었다. 이들은 “영웅을 처벌하려는 것이냐” “테러리스트(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때문에 친구를 버리지 않을 것” 등 구호를 외치며 폭력을 부추겼다. 심지어 일부 시위대는 복면을 쓰거나 무기를 휴대했고, 군 기지 안으로 진입해 헌병들과 몸싸움도 벌였다.
이번 시위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학대 의혹에 대해 이스라엘군이 수사한 뒤, 예비군 장병 총 9명을 체포한 데에서 비롯됐다. 앞서 인권단체와 언론 등은 팔레스타인 포로 수용소 내 구타와 성고문 등 가혹 행위를 폭로했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군이 선제적 조치를 취한 셈인데 이마저도 극우파가 훼방을 놓은 것이다. 시위대는 해당 예비군이 구금돼 있는 이스라엘 중부의 다른 군 기지도 찾아가 격렬히 항의했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당장 둘로 쪼개졌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전쟁 중이고, 이런 행동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시위대를 비판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도 “군 기지 침입 행위가 공직자의 독려 및 참여로 이뤄지는 것은 심각하고 위험하며, 무책임한 행위”라며 극우 정치인들을 질타했다.
하지만 극우파는 큰소리를 쳤다. 벤그비르·스모트리히 장관에 더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밀어붙이다 실패했던 ‘사법부 무력화’ 법안의 설계자 야리브 레빈 법무장관도 “성스러운 임무를 수행한 군인들을 위험한 범죄자를 다루듯 체포한 모습은 충격적”이라며 시위대를 옹호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군을 상대로 긴급 청문회도 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를 두고 “하마스와의 전쟁이 이스라엘에 깊은 사회적 균열을 냈음을 알려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이스라엘 극우의 난동은 지난 27일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후 극우 성향 장관들은 자신들 없이는 정권 유지가 힘든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 섬멸 때까지 전쟁 지속' ‘레바논 남부 침공’ 등 호전적 입장을 취하라고 압박해 왔다. 헤즈볼라에 대해선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목으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스모트리히 장관)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연이틀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비극의 장소인 골란고원 마즈달샴스의 축구장을 찾아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격설도 끊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선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전쟁 시작 이후 몇 달간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의) 전면전 시나리오 우려가 있었지만 모두 과장된 것이었다”(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며 전운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다만 위기감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같은 날 미 국무부는 레바논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에게 즉시 출국을 권고했다. 영국·독일 외무부도 자국민에게 레바논 대피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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