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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한 장 차이"… 메달 코앞에서 돌풍 멈춘 '랭킹 24위' 최세빈이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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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랭킹이든 뭐든 다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주변에서) 말씀해 주시기도 한다. 진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이번에 더 많이 느꼈다.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무대에서 준결승까지 오른 끝에 4위 성적을 낸 최세빈(전남도청). 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 직후 '종이 한 장 차이'를 강조했다.
최세빈의 세계랭킹은 24위다. 개인전에 출전한 세 명의 한국 선수 중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종이 한 장 차이'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동시에, 자신이 '종이 한 장 차이'를 딛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다는 믿음도 얻게 됐다는 게 그가 남긴 소감이다.
최세빈의 돌풍은 32강부터 시작됐다. 세계랭킹 21위 타티아나 나즐리모프(미국)를 만나 12-14로 벼랑까지 내몰렸지만 내리 3점을 따내며 경기를 뒤집은 것이다.
역전극 이후 16강에선 세계랭킹 1위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만났다. 일본의 개회식 기수를 맡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선수다. 하지만 최세빈은 세계 1위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한 끝에 15-7 완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8강에서 대표팀 동료이자 세계랭킹 13위인 전하영(서울시청)을 만났다. 이 경기에선 1-8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썼다. 32강전과 마찬가지로 12-14로 탈락 직전까지 갔지만 연속 3점을 내면서 결과를 뒤집었다.
돌풍은 4강전에서 꺾였다. 상대는 세계랭킹 5위이자 개최국 프랑스 선수인 마농 아피티-브뤼네.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근소한 격차를 유지하며 아피티-브뤼네를 압박했지만, 12-15로 석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선 세계랭킹 6위인 베테랑 올하 하를란(우크라이나)과 만나 한때 11-5까지 앞섰지만, 결국 14-15로 1점 차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최세빈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도 제가 불안해서 잘 풀어나가지 못해 메달에 닿지 못한 것 같다"고 자평하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에서 4등을 한 선수는 안쓰럽고 불행할 것 같았는데, 막상 4등을 하니 많이 얻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도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랭커들과 겨뤄본 적이 많이 없었다"며 "제가 어떤 게 더 부족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세빈은 "의심하고 있는 건 내 자신이었다는 생각도 들더라"며 '스스로를 믿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달 3일 진행될 단체전에 대해선 "한국 선수들은 뭉치면 더 강하다. 준비를 많이 했으니 동료들을 믿고 합심해서 해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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