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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선 탈락' 황선우의 후반 미스터리 원인은?... “작전 수행 실패 가능성 커”

입력
2024.07.29 17:41
수정
2024.07.29 18: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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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뒤 급격한 페이스 하락
항저우 AG·도하 세계선수권보다 떨어져
자유형 100m 예선 출전 확정
"준결선 참가 여부는 순위 보고 결정"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왼쪽)가 24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탈락한 후 대표팀 동료 김우민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왼쪽)가 24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탈락한 후 대표팀 동료 김우민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황선우(강원도청)가 자신의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결선 무대조차 밟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패인은 준결선 레이스 막판 급격하게 떨어진 페이스였다.

황선우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1분45초92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준결선에 출전한 16명 중 9위에 그친 황선우는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0.04초 차로 놓쳤다.

황선우는 한국 수영 최초로 3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획득한 에이스로, 이번 대회에서도 주 종목인 200m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다. 이날도 출발은 좋았다. 첫 50m 구간을 같은 조 8명 중 가장 빠른 24초10에 주파했다. 금메달을 획득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4초33)과 올해 초 열린 도하 세계선수권(24초24)보다 빠른 속도였다. 두 번째 구간인 50~100m(26.85)에서도 나쁘지 않은 기록을 보이며 여전히 조 선두를 유지했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황선우와 김우민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문제는 반환점을 돈 뒤부터 나타났다. 100~150m 기록이 27초67로 떨어졌다. 항저우 대회(26초92)와 도하 대회(27초29)와 비교해도 현격하게 느린 페이스였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결선 무대를 염두에 둔 체력 조절로 여겨졌다.

그러나 황선우는 한 번 떨어진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는 항저우 대회와 도하 대회에서는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대(26초79·26초89)로 페이스를 회복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7초30의 구간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황선우가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역영을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황선우가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역영을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폭발적인 초반 스피드 못지않게 후반 버티기에도 강점을 보였던 황선우인 만큼 그의 갑작스러운 페이스 조절 실패는 의문을 낳았다. 황선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예선 때도, 준결선 전에도 몸 상태가 괜찮아 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마지막 50m에서 예상보다 많은 과부하가 걸렸고,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아직 뭐가 잘못됐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더욱 큰 문제는 황선우가 아직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 등의 경기를 남겨뒀다는 점이다. 한국 수영의 간판인 황선우의 부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은 남은 레이스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황선우가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역영을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황선우가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역영을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대한수영연맹은 발빠르게 원인 분석에 나섰다. 연맹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우선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애초 견제를 피하기 위해 조 2, 3등을 유지하는 전략을 짰다”며 “중간 구간까지 1위인 것을 확인한 황선우가 작전대로 2등 페이스로 속도를 줄이려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맹의 분석이 맞다면 황선우의 페이스 조절 실패는 단순 실수로, 남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황선우 역시 “이날 경기로 내 수영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경기가 남았으니 아쉬운 기분을 빨리 떨쳐내고 다음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와 단체전인 계영 800m, 혼계영 400m에서 다시 한 번 메달 도전에 나선다. 다만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가 모두 30일에 열리는 만큼 자유형 100m 완주 여부는 추후에 결정한다. 연맹은 “일단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한 뒤 순위를 보고 준결선 참가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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