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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실패 드러낸 '로또 청약' 대기 25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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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억 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청약’과 ‘줍줍’이 쏟아진 날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29일 오전 9시 아파트 청약 접수를 시작했을 땐 예상 대기시간이 1시간, 대기자가 10만 명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신청자가 몰려 오후 한때 대기시간은 700시간, 대기자는 250만 명으로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시간과 일정을 연장했지만 결국 청약을 포기한 이가 많았고, 간신히 접속이 된 경우에도 인증 오류 반복으로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청약홈 마비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한국부동산원의 책임도 있지만 당첨만 되면 최소 수억 원을 벌 수 있는 로또 청약과 줍줍 아파트 청약일이 겹친 영향도 크다. 이날 특별공급이 시작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분양가는 22억 원이지만 시세는 42억 원도 넘었다. 청약 통장 없이 전국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도 분양가가 시세보다 10억 원 이상 쌌다. 서울 양천구 '호반써밋 목동'도 5억 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계약취소물량 등을 대상으로 한 로또 청약과 줍줍은 제도상 필요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적잖은 국민이 아파트 당첨을 위해 청약홈 접속에 매달리는 모습을 정상이라 할 순 없다. 사실 최상급지 로또 청약은 이미 현금부자들의 돈 놓고 돈 먹기 게임으로 전락한 상태다. 주택 소유 여부나 거주지 등 청약 자격을 전혀 따지지 않는 무순위 줍줍도 전 국민의 사행심만 부추기고 있다. 일부 단지 이름값만 높여주는 마케팅에 악용되는 측면도 없잖다.
내 집 마련은 모두의 꿈이다. 그럼에도 감당할 만한 가격대의 집을 구하기 힘든 현실이 청약 광풍을 부른 근본적 이유다. 이미 로또 청약과 줍줍은 주택 시장을 도박판으로 변질시키는 등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커졌다. 청약제도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적정한 가격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 서민주거 안정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줍줍이 나올 때마다 전 국민이 청약홈 로또만 바라보는 나라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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