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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뺨치는 미국 대선, 그래도 양극화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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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격동의 시간이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미국 대선전은 드라마 뺨치게 흥미진진했다. 첫 TV 토론을 망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로 판세는 완전히 기울어져 보였다. 성조기를 뒷배경으로 피 묻은 얼굴의 트럼프가 한 손을 치켜든 사진은 화룡점정인 듯했다. 그러나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나기 무섭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4시간 만에 대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확보하며 대선 후보로 '추대'되었다.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세 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째, 한국 언론과 시사평론가들은 하나하나의 사건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며 반응했다. 물론 역사적으로 그리 자주 일어난 일들은 아니었다. 전통적인 선거 문법에 비춰보면 판세를 뒤흔들 만큼 매우 큰 사건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선거는 끝났다"라는 조금 이른 평가가 공화, 민주 양쪽 방향 교대로 왔다 갔다 했다.
둘째, 미국 국민들은 놀라울 정도로 평온함을 유지했다. 전직 대통령이자 현 대선 후보가 암살될 뻔한 일에 공화당 열성 지지자들을 제외하고는 "정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추대도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을 흥분시키기는 했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이다. 소위 중도층은 관심 자체가 거의 없었고, 심지어 뭔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셋째,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가 약간의 리드를 유지하면서 후보 간 박빙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세기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들에도 아주 소폭의 오르락내리락 정도만 있었다. 최근 해리스가 트럼프를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한 곳의 오차범위 이내 결과일 뿐이고 불과 얼마 전에는 바이든도 유사한 결과가 있었다. 일반 미국인들의 평온함과 그 궤를 같이하는 여론조사 결과라 하겠다.
요약하자면, 정당 양극화의 끝판왕이다. 한국 같은 바깥에서 보기에 선거판이 뒤집힐 만한 사건,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가 있었는데도 이미 총결집해 있던 양 정당의 지지자들을 흔들어 놓지 못했다. 그리고 이 판세는 앞으로 약 100일가량 남은 선거일까지 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리는 결론은 하나이다. 지지율이 초박빙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이 세 곳에서 어느 정당 지지자들이 더 투표장에 많이 나가냐에 따라 11월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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