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개인전 악연 끊는다… 남자 사브르 첫 금·여자 에페 첫 메달 도전

남자 사브르, 두 대회 연속 단체전 金 땄지만
개인전 최고 성적은 동메달
27·28일 개인전 첫 金 도전
여자 에페는 개인전 첫 메달 사냥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을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오상욱 구본길 원우영 코치 박상원 도경동.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한국 펜싱 간판스타들이 올림픽 개인전 악연 끊기에 나선다.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시청)은 27일(한국시간)과 28일 이틀에 걸쳐 2024 파리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 런던·2020 도쿄 대회 단체전을 우승한 명실상부 세계최강팀이지만, 유독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역대 올림픽 개인전에서 수확한 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지난 도쿄 대회에서 김정환이 획득한 동메달 2개가 전부다.

‘어펜져스(영화 ‘어벤져스’와 펜싱의 합성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특히 지난 대회에는 당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오상욱이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지만, 8강에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와 접전 끝에 15-1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당시 세계랭킹 9위였던 구본길도 32강에서 마티아스 사보(독일)에게 지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절치부심한 어펜져스 멤버들은 이번 대회에는 이변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록 오상욱(현 세계 4위)과 구본길(세계 22위)의 랭킹이 지난 대회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둘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이좋게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질 정도로 최근 기세가 좋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왼쪽)과 구본길이 24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생드니=서재훈 기자

최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오상욱은 “개인전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의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단호한 출사표를 던졌다. 4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구본길은 “개인전 메달이 없다 보니 색깔과 상관없이 그냥 입상만 하면 좋겠다”고 웃으면서도 “2관왕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강영미(왼쪽부터) 이혜인 송세라 최인정이 2024년 5월 2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뉴시스

여자 에페 대표팀 역시 같은 날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에페는 올림픽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유일한 펜싱 종목이다. 지난 대회에선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했지만, 개인전에선 강영미(광주 서구청) 최인정(계릉시청·이상 32강) 송세라(부산시청·16강)가 모두 조기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온 송세라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그는 2022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체전 2관왕,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단체전 금 등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송세라는 “도쿄 대회 때는 세계랭킹 순위가 낮아 16강에서 랭킹 1위에게 터무니없이 패했다”며 “지금은 랭킹(7위)이 많이 올랐고, 기량도 좋아졌기 때문에 개인전 입상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인전에 처음 출전하는 막내 이혜인(강원도청)도 “내가 여자 에페 개인전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되도록 욕심을 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 후보 송세라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 올림픽빌리지 내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생드니=연합뉴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