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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AI, 수학올림피아드서 은메달 성적 받았다

입력
2024.07.26 15:33
수정
2024.07.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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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알파프루프' '알파지오메트리2'
추론형 수학 문제 6개 중 4개 맞혀
다만 2개는 풀이 시작도 못해 한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일반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이서희 특파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일반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이서희 특파원


구글의 인공지능(AI) 개발 조직 구글 딥마인드가 최근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은메달 수준의 성적을 거둔 AI 모델을 25일(현지시간) 출시했다.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에서 사람 챔피언을 넘어섰던 AI가 이제 수학자들의 지위도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딥마인드는 이날 수학 추론을 전문으로 하는 AI '알파프루프'와 기하학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AI 모델 알파지오메트리의 차세대 버전인 '알파지오메트리 2'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2016년 바둑용 AI 알파고로 세상을 놀라게 한 AI 개발사로, 구글의 자회사로 있다가 지난해 구글 내부의 AI 조직과 통합됐다.

딥마인드는 이날 두 AI 모델 출시를 발표하며 두 모델이 함께 나선 이달 IMO에서 2등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IMO는 195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글로벌 수학 경연대회로 6가지의 최고난도 수학 문제가 출제되는데, 이 가운데 4가지에서 구글의 두 AI 모델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레고르 돌리나르 IMO 회장은 "수학 문제 해결에서 결국엔 AI가 인간보다 더 나아지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속도는 숨이 멎을 정도"라고 말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일반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 제공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일반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 제공


수학 추론은 그간 인간이 AI보다 우위에 있는 영역으로 꼽혔다. AI는 숫자로만 구성된 단순 연산 문제에는 능숙하지만, 단계별 사고를 요하는 언어 기반의 수학 문제에는 한계를 드러내 왔다. 학습할 데이터 자체가 적다는 게 더딘 발전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두 모델은 이번 IMO에서 4가지 문제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풀어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반면 6가지 중 2가지 문제는 풀이를 시작하지도 못했다"며 "한 문제를 풀기 위해 24시간 내내 작업하는가 하면 어떤 문제는 단 몇 초 만에 해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수학 추론 능력이 놀랍게 발전하기는 했으나 아직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딥마인드는 "(이번 성과는) 머신러닝과 AI 분야에서 큰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은 "우리가 지향하는 가장 큰 목표는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AI가 수학자들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보다 강력한 계산기'일 뿐, 사람 수학자와 같은 상상력은 없기 때문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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