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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딸에 78만원 티파니 목걸이" 외신이 놀란 '키즈 명품' 광풍

입력
2024.07.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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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FT, 자녀에 명품 안기는 세태 조명
"아이 초라해 뵈면 안돼, 가격 무관"
"몽클레르 패딩 '10대 교복' 됐다"
초저출생에도 아동 명품 시장 쑥쑥
"한국인 과시욕, 경쟁사회 탓"

명품브랜드 티파니의 상징색 등을 배경으로 한 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인스타그램 'nataliarizou' 계정 캡처

명품브랜드 티파니의 상징색 등을 배경으로 한 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인스타그램 'nataliarizou' 계정 캡처

5세도 안 된 자녀에게 사치품을 사 입히는 한국 부모 또는 조부모의 사례를 외신이 심층 조명했다. 한국의 출산율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지만 어린이 명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인의 과시욕이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몽클레르 겨울 외투가 아이들의 교복이 됐다-한국의 키즈 명품 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기 화성시 동탄에 사는 김모(38)씨의 일화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4세 딸을 위해 티파니의 78만 원짜리 은목걸이를 샀고, 18개월 된 딸에겐 38만 원짜리 골든구스 신발을 사줬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몽클레르 재킷과 상의, 버버리 원피스와 바지, 펜디의 신발 등도 사들였다. "아이들이 초라해 보이면 안 된다"며 "(아이가) 그 옷과 신발로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다면 가격은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몽클레르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아동용 다운재킷. 가격은 100만 원을 상회한다. 몽클레르 홈페이지 캡처

몽클레르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아동용 다운재킷. 가격은 100만 원을 상회한다. 몽클레르 홈페이지 캡처

FT는 서울 송파구에 사는 사업가 엄모씨의 자녀 사례도 비췄다. 엄씨의 17세 딸은 어렸을 적부터 조부모로부터 비싼 물건을 선물로 받아왔고, 최근 생일 땐 80만 원짜리 운동화를 받았다. 엄씨는 "아이가 명품에 너무 익숙해졌다. 커서 직업을 갖고 돈을 쓸 때 사치품 소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세계은행 자료를 기준 삼아 한국이 전 세계 출산율 꼴찌라는 점을 짚은 FT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자료도 인용했다. 국내 아동용 명품 시장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 중이며,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 이상이었다고 소개했다.

"명품 받고 자란 아이, 사치품 유행 동참"

매체는 국내 유아용 명품시장이 활황세인 이유가 한국인들의 과시욕과 경쟁심리 때문이라고 짚었다. 유로모니터의 뷰티 및 패션 컨설턴트 리사 홍은 FT에 "한국인들은 과시하는 것을 좋아해서, 상당수 외자녀 가정들도 1명뿐인 아이에게 최고급품을 쥐여준다"고 말했다. 한 명품업체의 한국지사 대표도 "사치품은 경쟁이 치열하고 눈에 띄고 싶어 하는 한국인을 위한 좋은 도구"라며 "몽클레르 겨울 패딩은 10대 청소년의 교복이 됐다"고 언급했다.

2020년 9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민들이 명품 브랜드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0년 9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민들이 명품 브랜드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FT는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국내 인플레이션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게 나오는 구조적 요인 중 하나로 '한국인들의 명품 선호 때문에 물가를 억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비싼 선물을 받으며 자란 젊은 한국인들은 천문학적인 집값에 좌절하고 사치품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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