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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험으로 희생된 동물만 450만 마리... 대체시험법도 잇단 발의

입력
2024.07.26 13:30
수정
2024.07.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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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남인순 의원 22대 국회서도 발의
한국HSI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환영


2022년 3월 한 대학 실험실에서 2년간 실험에 동원되다 세상 밖으로 나온 비글 귀에는 실험견임을 증명하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논산=고은경 기자

2022년 3월 한 대학 실험실에서 2년간 실험에 동원되다 세상 밖으로 나온 비글 귀에는 실험견임을 증명하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논산=고은경 기자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는 법안이 22대 국회에서도 잇따라 발의됐다. 동물단체는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논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없는 가운데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환영했다.

26일 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에 따르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이 이달 25일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의원이 지난 국회에서도 발의한 동물대체시험법 지원법안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관련 부처들의 의견이 더 모아져야 한다는 이유로 임기 만료 폐기됐다.

실험에 동원된 동물 수 추이. 한국HSI 제공

실험에 동원된 동물 수 추이. 한국HSI 제공

동물대체시험법 지원법안 논의는 5년전 첨단기술을 통해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실험 방법 개발 및 활용을 위한 법적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이에 환경부는 화학물질과 살생 물질 관련 법안 개정을 통해 대체시험 지원을 위한 노력과 함께 2030년까지 대체시험 적용을 늘리기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최근 의약품 품목에 대한 고시 개정에 따라 대체시험 방법을 활용한 비임상 자료 제출을 허용키로 하는 등 대체시험을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게 동물단체의 주장이다.

투구게들이 한 제약회사 실험대에 한 줄로 묶인 채 푸른색 피를 뽑히고 있다. 야생동물보호단체 'DWS(Defenders of Wildlife Southeast)' 홈페이지 캡처

투구게들이 한 제약회사 실험대에 한 줄로 묶인 채 푸른색 피를 뽑히고 있다. 야생동물보호단체 'DWS(Defenders of Wildlife Southeast)' 홈페이지 캡처

서보라미 한국HSI 정책국장은 "대체시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앙 부처와 관련 업계 등이 모여 계획 수립과 시행을 위한 논의가 중요한데,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없다"며 "이에 대한 지원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강원대에서 2만8,000여 마리 사육규모의 동물실험센터 착공식을 가졌다"며 "대체시험 현장 도입이 필요한 교육시설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해 실험으로 희생된 동물은 450만 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원숭이류와 파충류, 어류에 대한 실험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HSI는 국내에서는 어류와 파충류가 포유류의 대체 시험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원숭이류의 실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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