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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발전소 짓고, 모자라면 인증서로... 해외 기업들 RE100 어떻게 달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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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소비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재생에너지(RE)100% 캠페인에는 27일 현재 세계 430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RE100의 목표는 도전적이지만, 주관 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이미 33개 기업이 목표를 달성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했을까. RE100 달성 기업들의 두드러진 공통점은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장 전체 RE100을 달성한 프린터·산업로봇 제조기업 엡손(EPSON)은 글로벌 사업장 사용전력 84만2,837메가와트시(MWh) 중 1만4,613MWh를 현지 조달로 채웠다. 각 사업소 옥상이나 인근에 태양광 발전소 등을 지은 것이다.
엡손이 발전소를 직접 짓는 이유는 재생 전력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지난 5일 일본 나가노현 엡손 히로오카 사무소에서 만난 가쓰미 기무라 지구환경전략추진실 부실장은 “일본 내 에너지 자급률이 낮아서 비용 변동이 크기 때문에 현지 조달 에너지를 확대하는 게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엡손은 나가노현 정부와 협의해 수력발전소를 짓는 ‘신슈 그린 프로젝트’와 쓰레기 소각장을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개조하는 ‘미나미 신슈 바이오매스 프로젝트’에도 투자하고 있다. 나오키 고슈다 생산기획부장은 “2026년쯤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완성되면 외부에서 구입해온 재생에너지 중 상당량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된다”고 예상했다.
2018년부터 RE100을 이행해온 미국 빅테크 애플 역시 지난해 사용한 재생에너지 중 8%는 자체 소유 발전소, 4%는 지분 투자를 한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에서 조달했다. 이는 RE100 캠페인에서도 장려하는 방식이다. 캠페인을 공동 주관하는 클라이밋그룹의 올리 윌슨 RE100 대표는 15일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다양한 방식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인정하지만,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추가로 늘리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각국 전력시장 사정이 다르다 보니 사업장별로 조달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엡손은 인도네시아 공장의 전력을 현지 바이오매스 발전소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조달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전부 신재생에너지인증서(REC) 구매로 채웠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사업소도 지역 조달이 우선이나, 당장은 가능한 방법을 활용한다”고 가쓰미 부실장은 설명했다.
글로벌 사무기기 제조기업 스틸케이스 역시 각국 사정에 맞는 방법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하거나 인증서를 구매해 2022년 RE100을 달성했다. 미국 사업장에서는 풍력발전소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고, 스페인 사업장에서는 태양광발전 인증서를 구매하는 식이다.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나 송전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 보니 상당수 기업이 간접 조달 방식인 인증서 구입을 택하고 있다. 이 역시 RE100 실적으로 인정은 되지만, 인증서의 품질이 낮거나 발전량이 부풀려지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기업 제이시데코는 2022년 인증서 구매로 재생에너지 100%를 채웠다고 밝혔지만, CDP의 검증 결과 실제 인정되는 사용량은 92%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RE100 달성을 주장한 기업은 79개지만, 실제 달성한 곳은 절반에 그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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