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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가구 청년들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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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한 어린이가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대학 진학 후 취업까지 했지만, ‘은둔 청년’이란 상황에 빠진 채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소위 '저소득층 아동'이 월드비전과 인연을 맺으면, 학령기 동안 다양한 경제적ㆍ심리적ㆍ사회적 지원을 받고 성장한다. 물론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어린이도 있지만, 대부분 학령기를 잘 넘긴 뒤 취업을 하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등 각자 진로를 선택한다.
사실 빈곤 가정에서 자라 자립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월드비전은 최근 ‘월드비전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19~3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원 종결 이후 자립 경험 및 지원 욕구’를 조사해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부터 '성인이 됐으니 스스로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과 마주한다. 또 졸업은 했지만 여전히 보호자로서 부모를 보살피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등 결코 쉽지 않은 순간을 살아간다.
이들은 또 늘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일부 청년들의 경우, 대인 관계의 폭이 좁아지고 관계를 맺더라도 매우 얕은 수준에 머문다. 그리고 고립된 삶을 이어가거나, 노력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회복하고 다시 힘을 얻을만한 요인이 없어 무력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우울감 혹은 은둔 고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상당수 청년은 설문조사에서 “주변의 도움을 통해 ‘성장 마인드 셋’(지능과 능력은 가변적이어서 개인 노력에 따라 향상될 수 있다는 믿음)을 잘 장착할 수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이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몇 가지 사안이 있다. 먼저, 자립 계획을 세울 때, 자립 단계별로 정서적ㆍ사회적ㆍ행동적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본 생계 지원은 물론, 자립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 그리고 심리적 고립감을 해결할 멘토링 활동이 동시에 필요한 이유다. 또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는 현실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자립 역량을 강화하는 역량 중심의 서비스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복지기관의 지원이 끝나더라도, 청년들이 독자적인 자립 생활에 연착륙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넘어야 할 산을 만난다. 그리고 빈곤 가구의 청년은 또래보다 훨씬 높은 산을 더 자주 만난다. 하지만, 이 산을 넘는 과정 속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통해 삶의 지혜를 쌓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월드비전 등 단체와 우리 성인들의 몫이다. 아울러 이제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수성가한 기특한 아이', '힘든 형편에 고통받는 아이'라는 사회적 시선을 내려놓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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