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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 검사들 연락이 끊겼다… '김건희 조사 당일' 12시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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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출장 조사'를 둘러싸고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왜 조사가 시작(오후 1시 30분)된 지 거의 열 시간이 지나서야(오후 11시 20분)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느냐'이다. 조사 전반부인 도이치모터스 사건(총장 배제)은 그렇다 쳐도, 총장 지휘권이 살아 있는 명품백 사건에서도 조사 개시 세 시간이 지나서야 보고가 이뤄졌다.
이를 두고 서울중앙지검 측은 '경호·보안 때문에 생긴 지연'이라고 설명하지만, 보고 지연을 비판하는 쪽에선 '고의적 총장 패싱(배제)'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 총장이 대검 감찰부에 지시한 진상 파악 과정에서도, 이 보고 지연의 경위가 가장 핵심이 될 전망이다.
2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창성동 경호처 보안청사에서 김 여사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먼저 도이치 사건부터 시작됐고 오후 6시가 넘어 종료됐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김 여사가 도이치 사건 조사를 마치고 쉬고 있던 오후 7시쯤 형사1부(부장 김승호) 수사팀에 "(명품가방 조사 여부 결정이) 너무 늦어지는 거 아닌가"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때까지도 도이치 조사만 할지, 명품가방 수사를 더 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결국 수사팀은 오후 8시 전에 "이제 조사 준비하러 들어갑니다"라는 답을 했다. 이 연락이 마지막이었고, 이후 조사가 끝날 때까지 현장에 나간 검사들과의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수뇌부는 수사팀과 연락이 닿지 않자 추가 보고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오후 10시 50분쯤 차장검사와 상의한 뒤 조금 더 수사팀 연락을 기다리다가 오후 11시 20분에 총장 보고를 결심했다. 이 지검장은 이때 "안 되겠다, 이러다가 정말 보고 누락이 된다"며 이 총장에게 전화해 이날 조사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중에 파악한 결과 명품가방 조사는 오후 8시쯤 시작됐고, 다음 날 오전 1시 20분까지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 보고 이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시점에 총장께 보고를 드린 것"이라며 "보안청사 내 경호·보안 절차 때문에 연락에 차질이 있던 것이지, 고의적인 보고 지연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사가 진짜 시작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고민하다 보니 보고가 늦어졌을 뿐, 고의적으로 보고를 지연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실제 이 지검장은 조사가 다 끝난 이튿날 오전 1시 20분 이후 수사팀이 조사를 마쳤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보안청사 특성상 건물 내로 진입할 경우 휴대폰을 제출하고 실내로 들어가면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다. 원할 경우 휴대폰을 돌려받아 통화할 수 있지만, 명품가방 사건에서 대면 조사를 거부하던 김 여사가 조사를 받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보고할 겨를이 없이 조사를 이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오후 8시쯤 '조사 준비하러 들어간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 지검장은 세 시간이 지나서 총장에게 보고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020년 도이치 사건에서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긴 했지만, 명품가방 사건에선 총장의 지휘권이 엄연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이 "당시 명품가방 사건 대면조사 성사가 불확실했다"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이 부분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총장이 줄곧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 방식을 반대했다는 점을 감안해, 서울중앙지검이 조사를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보고를 지연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 여사 조사 보고 지연의 정확한 원인은 향후 대검 감찰부의 진상 파악을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수사를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진상 파악 절차를 연기해 달라는 서울중앙지검의 요청을 받아들여, 수사를 매듭지은 후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진상 파악 대상도 이 지검장과 각 수사팀을 지휘한 1·4차장검사로만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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