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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통일장관 “미국 전문가, 김정은·트럼프 대화 재개에 회의적”

입력
2024.07.25 14:37
수정
2024.07.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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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장관 “북한 조건, 미국이 수용 불가”
“북한서 주체 문화가 한류 문화와 긴장 관계”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4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 취재단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4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 취재단

미국을 방문해 조야를 두루 접촉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북미 간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미 대북 외교 전문가 그룹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또 다른 정상회담 같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가 다시 집권할 경우 김 위원장과 잘 지내겠다고 거듭 말하고 다니는데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비관의 근거는 북한이 내세우는 대화 조건이다. 김 장관은 “북한 입장을 보면 미국과의 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조건부”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건의 내용이다. 그는 “그 조건이라는 게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며 “전략자산 배제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핵 보유 인정 같은 조건들을 미국이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과 미시간주(州) 선거 유세에서 거듭 김 위원장을 거명하며 “내가 재집권하면 그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논평에서 “조미(북미) 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면서도 가령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같은 미국의 행동 변화에 따라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민주주의진흥재단(NED),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미국 기관과 통일부가 함께 주최한 ‘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 참석차 지난 21일 워싱턴을 찾았다. 통일부 장관의 방미는 2019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그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하고, 미 의회를 찾아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 소속 한국계 영 김(캘리포니아) 의원 등도 만났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북미 대화를 담당했던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김 장관은 “현재 북한은 주체 문화가 한류 문화와 긴장 관계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군사적 억제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접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캠벨 부장관에게 인권과 안보는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가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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