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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대신 "전쟁" 외친 네타냐후… "하마스와 전쟁, 문명·야만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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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단에 섰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은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며 하마스를 야만 세력으로 깎아내렸다. 또 '완전한 승리'를 얻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수십 명의 미국 민주당 의원은 '연설 보이콧'으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는 격렬한 시위로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고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연설 뒤 하마스는 '휴전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비난으로 대립했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은 더 멀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하마스에 대한 적의를 분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은) 문명 간 충돌이 아닌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그것이 '완전한 승리'이며 우리는 그 이하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승리는 미국의 승리"라며 끊임없는 지지도 요청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유명 발언을 따와 "도구를 더 빨리 주면 우리가 일을 더 빨리 끝낼 것"이라며 신속한 무기 운송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모든 일에도 사의를 표한다"고도 덧붙였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맹비난'으로 맞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겨냥해 "강간범과 살인자 편에 서 있다"며 "이란에 유용한 바보들"이라고 비난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자신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서는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날조"라고 주장했다.
의회 내 온도차는 분명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 연설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면서도 "공화당 의원들은 큰 소리로 박수를 쳤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지 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여 온 민주당에서는 이날 '연설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 AP는 "60명 이상의 민주당원은 네타냐후의 연설을 보이콧했다"고 설명했다.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선거 관련 일정과 겹친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최초의 팔레스타인계 하원의원인 러시다 털리브 민주당 의원은 자리에서 '전범', '집단학살 유죄'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거리에서는 격렬한 항의 시위가 펼쳐졌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의사당 밖에서 휴전 촉구 시위를 벌였다. 미국 CBS뉴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묵는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 한 친팔레스타인 단체가 구더기, 귀뚜라미 등 벌레를 풀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발언에 휴전 협상은 다시금 좌절되는 분위기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 연설은) 순전한 거짓말"이라며 "그는 전쟁을 끝내고 합의에 이르려는 모든 노력을 좌절시킨 바로 그 사람"이라고 반발했다. 하마스 고위 당국자 사미 아부 주흐리도 "그의 연설은 그가 휴전 협정을 체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도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가 의회에서 인질 협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고 있다"며 인질 석방·휴전 촉구 시위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질에 관해 "석방을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고 일부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이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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