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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임기 첫날부터 만만찮다...친윤계 최고위원들 "채상병 등 원내 사안에 원외는 빠져"

입력
2024.07.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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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후보 시절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달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후보 시절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취임 첫날부터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함께 당선된 최고위원들이 채 상병 특검법안과 같은 현안을 두고 한 대표와 각을 세우는 등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했다. 여기에 언제든 약점을 파고들 친윤석열계 그룹의 눈초리는 예사롭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등 외부로부터의 공세 또한 벌써부터 만만치가 않다.

비한동훈계 최고위원들 "채상병 특검은 원내 권한"

김민전 최고위원은 24일 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채 상병 특검법안 조건부 찬성 입장에 대해 “이것은 원내 전략에 해당하는 것이고, 당대표가 이래라저래라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이 결정할 일이니 원외인 한 대표는 빠져 있으라는 일종의 '면박'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 의견을 내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이제 당의 당무를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원내대표와 협의를 하고 의사가 다르면 원내대표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채 상병 특검법 반대 입장이) 의원총회에서 이미 결정이 되었다면 (한 대표는) 이견을 말하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워해야 할 사안”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당선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하상윤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당선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하상윤 기자


친윤 핵심 정점식 "임기 1년 정해져...사표 내란 얘기 못 들어"

한 대표에게 우군이 돼 줄 지도부 구성도 만만치가 않다.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9명 중 확실한 친한동훈계는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으로, 한 대표까지 더해 3명뿐이다. 당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한 명을 감안해도 절반이 안 되는 4명이다.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3명과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 나머지 5명은 친윤석열계 내지 비한동훈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일각에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 정 정책위의장은 본보 통화에서 "정책위의장은 임기가 1년(내년 5월까지)으로 정해져 있다"고 못 박았다.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교체할 수 없다는 것으로, 그는 "아직 (한 대표에게) 사표 내라는 말은 못 들었다"고 덧붙였다.

친윤석열계 중진 그룹도 부담스럽다. 당장은 조용하지만 한 대표가 약점을 보이는 순간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한 친윤계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김기현 대표가 사퇴한 일을 거론하며 "10월 재보궐 선거나 총선 백서 발간 등 한 대표에게도 고비는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기 전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기 전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尹, 당대표와 낙선자 3명 한 번에 불러 만찬...김기현 때와 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화합의 자리'라며 마련한 24일 만찬도 한 대표에겐 힘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한 대표를 예방해 축하 난과 함께 "여당과 정부가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거치며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출장 조사를 겨냥한 한 대표의 '국민 눈높이' 발언 등으로 앙금이 더 쌓인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는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

실제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 한 대표 외에도 당대표 낙선자인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을 한꺼번에 초청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대표의 격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김기현 대표 당선 직후 신임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하면서는 낙선자인 안철수·천하람 의원을 부르지 않았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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