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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미 대선' 지각 변동... 발빠른 투자자가 '픽'한 ETF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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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대전'. 요즘 자산운용업계 동향은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과거 자산운용업계는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공모펀드를 우선시했는데요.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 이후 '직접 투자'로 패러다임이 바뀌며 개인투자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ETF가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ETF 장점은 앞서 소개해 드렸어요.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담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가 있고, 주식처럼 사고팔기 편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ETF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 간 고객 유치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어요. 지난 4년간 ETF시장 규모는 52조 원에서 153조 원으로 3배 성장했거든요. 게다가 개인투자자가 ETF 성장의 주역으로 거론돼요. 올해 3월 ETF로 유입된 자산 중 4분의 1이 개인투자자 소유였거든요. 개인투자자 '뭉칫돈'인 연금계좌에서 ETF에 투자한 액수도 2020년 말 약 2조 원에서 지난해 말 17조 원으로 8배 이상 뛰었어요. 미국 금리 인하, 미국 대선을 앞두고 투자전략을 좌우하는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도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어요.
자산운용사들은 신상품을 선보이거나, 자사 ETF 상품명을 교체(리브랜딩)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어요. 특히 ETF 리브랜딩이 활발한데요. KB자산운용은 '스타(STAR)'에서 '라이즈(RISE)'로, 한화자산운용은 '아리랑(ARIRANG)'에서 '플러스(PLUS)'로 리브랜딩했고요. 우리자산운용은 연내 '우리(WOORI)'에서 '원(WON)'으로 상품명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해요. 모두 '자산' 또는 '자산을 증식한다'는 의미가 담긴 이름들이네요.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고객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으로 봐 달라"는게 업계 관계자 전언입니다.
배경 설명은 여기까지. 이제부터 자산운용사들이 어떤 전략을 갖고 어떤 신상품을 내놓았는지 또는 이들의 주력 상품은 무엇인지 세 주제로 나눠 소개할게요. 금융사들은 시장 (예상) 수요에 기반해 상품 전략을 짜기 때문에 '금융 얼리어답터(early adopter)'가 주목하는 상품으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S&P500지수는 지난 1년간 22.5%, 3년간 36.5%의 수익률을 기록했어요. "물려도 미국에서 물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S&P500은 단기 조정이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국내에도 S&P500 관련 ETF가 많이 상장돼 있죠.
순자산총액 기준 ETF 1위인 삼성자산운용도 올해 꾸준히 홍보하는 상품으로 'KODEX 미국 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을 소개했어요. 각각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주요 종목을 담고 있는데요. 각 종목에서 나온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자동 재투자해 배당소득세 부과 횟수를 줄일 수 있기도 해요. 이름 뒤에 붙은 TR(Total Return)이 '자동재투자' 상품이라는 표시예요.
S&P500은 최근 신상품도 나왔어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3일 'TIGER 미국 S&P500 동일가중 ETF'를 상장했는데요. △한 ETF 내에 S&P500지수 구성 종목 500개를 모두 담았다는 점 △이들을 우량주, 중·소형주 구분 없이 모두 같은 비중으로 담았다는 점 △동일 가중(구성 종목을 같은 비율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분기마다 포트폴리오를 자동 재구성(리밸런싱)한다는 점이 기존 ETF와 다르다고 해요.
왜 '동일 가중'이어야 하는지,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한 내용을 두 가지로 요약해 봤어요. ①"분기마다 구성 종목을 동일 비중으로 리밸런싱하면 가격이 오른 종목은 차익 실현하고 하락한 종목은 저가 매수하는 효과가 있다. 현재 S&P500 수익률 중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M7)' 쏠림이 심해 리밸런싱 효과도 높은 상태다."
②"고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몇 년간 지속되면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금리 인하 주기가 도래하면서 앞으로는 중·소형주가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동일 가중 방식이 적합하다."
김 본부장은 "1990년을 기준으로 보면 S&P500 동일 가중 ETF가 S&P500지수 대비 508%포인트 초과수익을 달성했다"며 동일 가중 전략의 효과도 강조했어요. 세계 7번째이자 아시아에서 최초 출시된 S&P500 동일 가중 ETF라는 점도 이 상품의 특장점이라고 해요.
올 들어 가장 인기 있는 ETF를 꼽으라 하면 '월배당 커버드콜'을 꼽을 수 있어요. S&P다우존스인덱스가 지난달 27일 개최한 '인컴투자를 위한 패시브 전략' 세미나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월배당 커버드콜 ETF시장이 3조2,000억 원 시장으로 급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월배당 ETF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의 대안으로 소개해 드린 바 있어요. ETF 구성 종목의 배당금을 취합해 매달 분배금을 지급받는 상품인데요. 자산가치 하락 속에서도 따박따박 '제2의 월급' 내지 '용돈'이 꽂힌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씀드렸죠.
월배당 커버드콜 ETF는 월배당 ETF에 커버드콜 전략을 추가한 거예요. 커버드콜은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미래에 주식을 살 권리(콜옵션)를 파는 전략을 뜻해요. 만약 시장이 완만하게 하락할 때, 현물 주식만 갖고 있으면 손해를 보겠죠. 하지만 콜옵션을 팔아 얻은 이익(옵션 프리미엄)이 있다면 손해를 상쇄할 수 있을 거예요. 즉, 커버드콜 전략은 시장이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입니다. 커버드콜이 인기가 많다는 것은 '박스권' 또는 '증시의 완만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 되겠죠.
한화자산운용이 다음 달 상장할 예정인 'PLUS 고배당주 프리미엄 위클리 콜옵션(가칭)'은 커버드콜의 이 같은 특징을 이용해 미국이 아닌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를 타깃해 만들었어요. 23일 열린 'PLUS ETF 브랜드 출범식'에서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한국이 미국보다 주가 상승률이 낮다는 불만은 커버드콜시장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기초자산은 국내 배당주처럼 변동성이 크지 않은 종목으로 구성하고, 이들로부터 나오는 배당 수익과 월 8회 콜옵션 매도로 생긴 수익을 매달 지급하겠다는 전략이 담겼어요.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14~15% 수준이라고 합니다.
KB자산운용이 3월 출시한 'KB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은 월 8회 콜옵션 매도라는 전략을 구사해요. 다만 기초자산을 코스피200지수로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에요. 실제 운용 성과를 볼까요. 목표한 대로 3개월 동안 코스피200 수익률(4.38%)을 웃도는 4.76%의 수익을 냈네요.
인공지능(AI) 테마형 ETF도 자산운용사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상품이에요. 우리에게 익숙한 엔비디아 등 빅테크주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있어요. KB자산운용은 "AI 전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원자력 분야가 우상향할 것"이라면서 'KB RISE 글로벌원자력 ETF'를 추천했어요. 한화자산운용은 위의 커버드콜 상품과 함께 'PLUS 글로벌 AI 인프라(가칭)'도 상장할 예정인데요. "엔비디아는 물론 반도체, 전력, 냉각시스템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핵심 글로벌기업에도 투자하는 ETF"라고 소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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