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지난 일요일은 지구촌 10만 년 만에 가장 더운 날

입력
2024.07.24 16:09
수정
2024.07.24 18:39
12면
구독

EU 기후변화 감시기구 'C3S' 발표
"21일 17.09도... 곧 기록 경신할 수도"

한 어린이가 11일 폭염이 덮친 이탈리아 로마 시내 스페인 광장 인근 바르카차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에 손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한 어린이가 11일 폭염이 덮친 이탈리아 로마 시내 스페인 광장 인근 바르카차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에 손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지난 일요일(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날이라는 기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21일 전 세계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다.

21일 기온은 10만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WP에 따르면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는 10만~11만 년 전에 시작해 약 1만 년 전에 끝났고, 현재는 간빙기로 간주된다. 나무의 나이테나 호수의 퇴적물 등으로 고대 기후를 분석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빙하기 동안에는 이같이 높은 기온을 보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번 최고 기록은 약 1년 만에 깨졌다. 직전 일평균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 기록된 섭씨 17.08도였다. 지난해 7월 이전까지는 2016년 8월 13일의 기록인 섭씨 16.8도가 가장 높았다. C3S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년 사이 2016년의 종전 기록을 넘어선 최고 기온 일수는 57일에 달했다.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상승한 이유는 남극의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보다 더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3S는 밝혔다. 게다가 남극 해빙 면적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낮아져, 이미 남극해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만간 기록 경신이 또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소장은 "기온은 22일 또는 23일 정점에 도달한 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평균 지표 기온은 일반적으로 6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가장 높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 내로 기록이 다시 경신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손성원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