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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헬스장·피부관리숍이?… '피서객 모시기' 해수욕장의 변신

입력
2024.08.05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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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해변 헬스장 '머슬존' 인기
보령 대천해수욕장선 뷰티치유관 개관
장애인 특화시설에 피서용품 무상 대여도
"해수욕장≠물놀이, 콘텐츠 다양화해야"

푸바오 가족인 '바오패밀리' 조형물이 지난달 9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설치돼 국내외 피서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판다 가족 모형은 오는 31일까지 전시된다. 연합뉴스

푸바오 가족인 '바오패밀리' 조형물이 지난달 9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설치돼 국내외 피서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판다 가족 모형은 오는 31일까지 전시된다. 연합뉴스

피서철인 요즘 전국의 해수욕장들이 이색적인 콘텐츠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피서객 모시기’에 나섰다. 코로나19를 변곡점으로 감소한 이용객들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체 경쟁력을 키워 발길을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 해수욕장도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한 셈이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은 올여름 처음으로 백사장을 빼곡히 메웠던 파라솔 구간 일부를 비워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는 프로모션 존을 만들었다. 그늘막 등 휴게공간과 포토존, 게임, 해변영화제, 머슬존 등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해변 야외 헬스장인 머슬존이다. 운동으로 자기 몸을 가꾸는 트렌드에 맞춰 200㎡ 규모로 헬스 기구 20여 개를 배치했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평일에는 500여 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이 이용한다. 11일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머슬 대회’도 열린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남성은 물론 여성과 외국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인보디 무료 상담이나 운동 유튜버가 헬스 기구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판다 푸바오 가족을 조형물로 만날 수 있는 캐릭터존을 설치했다. 아빠 러바오, 엄마 아이바오, 첫째 푸바오, 쌍둥이 루이바오·후이바오로 구성된 바오패밀리 존은 생일을 맞아 광안리에서 파티를 여는 콘셉트로 오는 31일까지 전시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10시 두 차례 열리는 상설 드론쇼는 600대에서 최대 1,000대 규모로 늘려 운영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된 머슬존에서 피서객들이 헬스를 즐기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된 머슬존에서 피서객들이 헬스를 즐기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경남 거제 명사해수욕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려동물 전용 ‘댕수욕장’을 선보였다. 댕수욕장은 강아지를 뜻하는 신조어인 ‘댕댕이’와 ‘해수욕장’을 합친 이름이다. 전용 샤워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물론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패들보트 체험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반려견 분변을 담아 제출하면 간식도 준다. 거제 와현모래숲해변은 전국 최초 장애인 해수욕장으로 운영 중이다. 백사장 일부 구간에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매트를 깔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해변용 휠체어도 특수 제작했다. 해수욕을 돕는 보조 인력도 상주한다.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선 모든 피서용품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샤워장부터 파라솔, 구명조끼, 튜브, 주차비까지 모두 공짜다. 해수욕장과 공영주차장 간 무료 순환버스도 운영한다. 진하해수욕장 인근 명선도에는 350m 길이 경관조명을 가동해 야간에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머드축제로 유명한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은 최근 피부관리부터 치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뷰티치유관을 개관했다. 시가 직접 채취한 '보령산 머드'를 피부관리, 헤드스파, 족욕 등 다양한 관리 프로그램에 접목해 차별화를 꾀했다. 가격도 시중가의 절반 수준이다. 김동일 시장은 “보령머드는 대표적인 해양자원으로 그간 축제와 화장품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머드의 효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 명사해수욕장은 중앙 화장실을 기준으로 왼쪽편을 반려동물 전용 '댕수욕장'으로 운영한다. 경남도 제공

경남 거제 명사해수욕장은 중앙 화장실을 기준으로 왼쪽편을 반려동물 전용 '댕수욕장'으로 운영한다. 경남도 제공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모래숲해변 백사장에 휠체어 통행을 위해 설치한 매트.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모래숲해변 백사장에 휠체어 통행을 위해 설치한 매트. 거제시 제공

해수욕장들이 이처럼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에 열을 올리는 건 매년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해양수산부 통계를 보면 전국 해수욕장 이용객 수는 2019년 7,158만 명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2,683만 명, 2021년 2,273만 명으로 급감했다. 2022년 3,983만 명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3,797만 명을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호근 동의대학교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해수욕장을 더 이상 물놀이 장소로만 접근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며 “문화예술, 해양레포츠, 식도락휴식 등 해수욕장별 특성을 반영한 브랜드를 만들고, 스탬프 투어 등 각 해수욕장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사계절 내내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 박구원 기자

그래픽= 박구원 기자








부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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