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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희망찬 미래 담아"…재미 안무가 주재만의 발레 '한여름 밤의 꿈'

입력
2024.07.23 16:47
수정
2024.07.23 16:5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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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으로 올려
한국 최초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

주재만(왼쪽) 안무가가 신작 '한여름 밤의 꿈' 리허설을 지도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주재만(왼쪽) 안무가가 신작 '한여름 밤의 꿈' 리허설을 지도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으로 구분이 뚜렷한 한국 무용계 현실에서 컨템퍼러리 발레단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 일입니다."

한국 최초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으로 올해 초 출발을 알린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을 다음 달 23~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재미 안무가인 주재만(52)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포인트파크대 교수가 안무와 총연출을 맡은 창작 신작이다. 발레 테크닉을 기본으로 하되 자유로운 소재와 표현으로 안무가의 개성을 담아 내는 컨템퍼러리 발레는 고전·낭만 발레에 비해 산발적으로 소개돼왔다.

뉴욕 컴플렉션즈 컨템퍼러리 발레단, 피츠버그 발레단 등 미국 유수 발레단의 전임 안무가인 주 교수는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컨템퍼러리 발레의 국내 정착과 확산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요정 퍽이 중심, 주재만식 '한여름 밤의 꿈'"

서울시발레단 신작 '한여름 밤의 꿈'을 안무한 재미 안무가 주재만.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발레단 신작 '한여름 밤의 꿈'을 안무한 재미 안무가 주재만. 세종문화회관 제공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를 그린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은 조지 발란신, 프레더릭 애슈턴 등 세계적 안무가들이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여 무대에 올렸다. 주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은 요정 퍽의 역할에 주목했다. 주 교수는 "원작에선 퍽이 장난꾸러기 같지만, 이번 작품에선 오랜 세월 사랑의 우여곡절을 지나온 현자(賢者)와 같은 모습으로 사랑과 상상을 열어주는 메신저"라고 말했다. 이어 "창단하는 서울시발레단이 맞이할 새로운 날과 희망찬 미래를 담고 싶었다"고 '한여름 밤의 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주 교수는 와이즈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과의 작업으로 국내 무용팬에게도 안무, 음악, 무대미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안무가로 각인됐다. 이번에는 7m 높이의 대형 세트와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며, 의상도 150벌 이상 준비했다. 장면과 안무 흐름에 따라 로베르트 슈만의 음악과 미국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필립 대니얼의 라이브 피아노곡 등을 배치한다. 이 작품을 위해 작곡한 곡들이다.

정년이 보장되는 단원제가 일반적인 다른 공공 발레단과 달리 서울시발레단은 시즌 단위로 계약하는 시즌 무용수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작품 규모와 특성에 따라 해외 객원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를 선발한다.

주인공인 퍽 역할은 8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서는 슬로바키아국립발레단의 종신 솔리스트 이승용과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프리랜서 대만 무용수 리앙 시후아이가 번갈아 맡는다. 원진호, 이지희, 김민경, 김여진, 김희현, 이근희, 이정우 등 주역 10명을 포함해 총 32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선다.

공연이 끝난 뒤 서울시발레단은 올해 9월부터 2년간 활동할 시즌 무용수 선발에 나선다. 10월 네덜란드 무용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 아시아 초연을 비롯해 이스라엘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 스웨덴 출신의 요한 잉거, 허용순, 유회웅 등의 안무작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 제작진과 출연진. 왼쪽부터 리앙 시후아이 무용수, 주재만 안무가,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원진호 무용수, 이승용 무용수.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 제작진과 출연진. 왼쪽부터 리앙 시후아이 무용수, 주재만 안무가,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원진호 무용수, 이승용 무용수. 세종문화회관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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