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선 레이스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대선 TV토론 이후 불붙은 인지력 논란, 트럼프 후보 피격사건, 벌어지는 지지율 격차로 안팎에서 이어진 민주당 후보 사퇴 압박에 굴복했다. 민주당은 11월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새 후보를 뽑아야 할 판이고, 트럼프 후보와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혼미한 미 대선 정국이다. 세계가 반전을 거듭하는 미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만큼이나 중대한 영향권에 있는 우리 역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 사퇴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안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사퇴 성명을 올리면서 “카멀라가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해리스 부통령 외 여러 후보군이 있고, 유례없는 현직 대통령의 재선 레이스 하차에 따라 경선 여부 등 후보 결정을 위한 절차적 혼란이 예상되기는 한다. 하지만 촉박한 시간과 사퇴 결단을 내린 바이든의 지지에 힘입어 트럼프 대 해리스 구도가 유력시된다. 두 후보는 정책은 물론 성과 인종 등 거의 모든 방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다.
해리스 후보 대세론이 굳어진다면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 노선과 동맹 강화 중심의 바이든 노선이 그대로 맞붙을 공산이 크다. 해리스 부통령도 대북강경론자인 데다 트럼프 집권 시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김정은에게 홍보의 승리만 안겨줬다"며 비판했다. 그는 2022년 9월 북한 군인이 보는 가운데 판문점을 시찰하는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다.
예측을 불허하는 미 대선에 따라 한미관계와 대북문제 등 우리 외교안보 전략의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 급변하는 미 대선의 풍향계에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는 플랜B까지 염두에 둔 대미 외교 전략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외교의 실패가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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