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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교섭 전날 세 과시 집회 연 삼성전자 노조…"평균 임금인상률 5.6% 요구"

입력
2024.07.22 15:50
수정
2024.07.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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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1,200명 참가
"조합원 수, 현대차 곧 넘어설 것" 주장도
삼성 준감위 "노사 문제 반드시 넘어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22일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제공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22일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8일부터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2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강당(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열었다. 23일로 예정된 노사 임금교섭 재개를 앞두고 기흥, 천안, 구미, 광주 등지에서 조합원 1,200여 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전삼노는 △기본 인상률 3.5%를 반영한 평균 임금인상률 5.6% △노동조합 창립 휴가 1일 보장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조합원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조합원들은 검은색 반팔 상의를 입고 '총파업' 문구가 새겨진 빨간 머리띠를 둘렀다. 무더운 날씨에 실내 강당을 빼곡히 채운 이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면서 파업 승리를 결의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오너의 리더십 부재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영진으로 인해 삼성전자는 멈춰 있다"며 "삼성전자의 변화를 만드는 건 경영진이 아닌 우리들"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8인치 반도체 6~8 생산라인의 설비가동률이 노동자들의 파업 참여로 18%까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의 목적을 '생산 차질'로 규정하고 반도체 핵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쟁의 활동을 펼쳐왔다.

노조의 힘을 더 키우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조합원 수가 더 늘면 파업을 하지 않더라도 사측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 4만7,000여 명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외쳤다. 이날 기준 전삼노 노조원은 3만4,700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약 12만5,000명의 27% 수준으로 대부분 반도체(DS) 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집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기흥캠퍼스를 3㎞가량 행진했다. '동료야 함께하자', '끝까지 같이 가자'와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의 임금교섭은 23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재개된다. 앞서 전삼노는 파업 개시 11일째인 지난 16일 사측에 '안건을 정해 임금 협상을 하자'고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고, 사측이 이틀 뒤 이에 호응해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제안한다'고 회신하면서 교섭 재개 계기가 마련됐다. 다만 노사 대화가 순조롭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당장 임금인상률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평균 임금인상률 5.1%'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첫 파업이 길어지면서 경영 환경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참석하면서 "노사 문제는 이제 삼성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했다. 삼성 준감위는 삼성 계열사들의 준법 감시 및 통제 기능을 위해 설치된 기구로 형식상 독립된 위원회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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