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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 아파트 안 사면' 불안 자극... 강남 분양 대전 하반기 예고

입력
2024.07.23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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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강남권에 신규 1만5000호
대형 브랜드에 분상제로 시세차익까지
강남권에 관심 집중→집값 과열 번지나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뉴스1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뉴스1

올 하반기 서울 최상급지인 강남권에 새 아파트 1만5,000여 호가 쏟아진다. 모두 기존 아파트를 헐고 새로 짓는 재건축 단지로 대형 브랜드 단지인 데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치열한 청약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과열 양상인 서울 집값을 더 들썩이게 할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아파트 절반가량, 강남 3구서 나온다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래미안 홈페이지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래미안 홈페이지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하반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상반기에 분양을 미룬 단지들이 본격 출격에 나선다. 이 기간 강남 3구 새 아파트 공급물량은 1만5,000여 호(임대 제외)로 추산된다. 올해 서울 전체 새 아파트 공급 예정물량(약 3만6,000호·부동산R114)의 42%에 달하는 물량으로 지난해 하반기(1,294호)에 견줘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자 건설사들이 하반기를 분양 적기로 판단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1순위 청약이 예정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292호 일반분양)' 청약 결과에 쏠린다. 올 2월 GS건설이 서초구에 분양한 '메이플 자이'가 역대 최고 분양가에도 1순위 평균 442대 1로 상반기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래미안 원펜타스가 이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이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6,737만 원으로 책정, 다시 한번 최고 분양가(분상제 단지 기준)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고가 기준 전용 59㎡가 17억4,000만 원, 전용 84㎡가 23억3,000만 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주변 시세가 워낙 높아 당첨만 되면 최대 20억 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이 예상돼 '로또'란 수식어가 붙고 있다. 다만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후분양 단지라 사전 자금 계획 없이 청약에 나섰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호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 레벤투스'도 이달 말 분양(133호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3.3㎡당 분양가는 6,480만 원으로 전용 84㎡는 약 22억 원으로 추정된다. 인근 도곡렉슬 같은 면적 아파트 시세가 26억~28억 원 선임을 고려할 때 4억 원 안팎의 안전마진을 갖췄다.

현대건설은 내달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 방배'를 선보인다. 총 3,064호 규모의 대단지로 이 중 1,244호가 일반에 분양된다. 바로 인근인 방배6구역에선 10월 삼성물산이 짓는 '래미안 원페를라'(465호 일반분양)가 나온다. 이 밖에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일반분양 79호), 청담동 '청담 르엘'(176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589호)가 하반기 분양에 돌입한다.

"정부 소극적, 투심 잠재우기 어려워"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하반기 펼쳐질 강남권 분양 대전은 상당한 청약 흥행이 예상된다. 아파트 공급난 우려로 서울 아파트값이 뛰는 상황에서 최상급지 입지에 분상제 적용으로 분양가 경쟁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강남권에 집중되면 최근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강남권 집값은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과열이 서울 전역, 비수도권으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는 도리어 '지금 서울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도 소극적인 입장이라 시장의 앞서가는 투자 심리를 잠재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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