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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6년 동행 끝낸 '잠실 예수' 켈리, 뜨거운 눈물의 작별

입력
2024.07.21 14:46
수정
2024.07.21 14:5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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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뛴 LG 최장수 외국인 투수
20일 잠실 두산전 노게임 후 고별식
동료, 팬들과 이별 인사 나누며 눈시울 붉혀
지난해 KS 우승 등 에이스 역할 소화

프로야구 LG 선수들이 20일 잠실구장에서 떠나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헹가래 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등을 이끈 켈리는 올해 성적 부진으로 시즌 중 방출 통보를 받았다. LG 제공

프로야구 LG 선수들이 20일 잠실구장에서 떠나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헹가래 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등을 이끈 켈리는 올해 성적 부진으로 시즌 중 방출 통보를 받았다. LG 제공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가 LG와의 6년 동행을 마무리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LG의 최장수 외국인 투수 켈리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KBO리그를 떠났다. 고별 무대가 된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라 2.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켈리는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마지막 등판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LG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날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켈리와의 작별을 공식 발표한 LG는 2019년 입단 후 꾸준히 에이스 역할을 했던 켈리를 예우하기 위해 고별 행사를 열었다.

가족과 기념 촬영하는 켈리. LG 제공

가족과 기념 촬영하는 켈리. LG 제공

시즌 중 방출된 외국인 선수의 고별식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름 '켈리', 등번호 '3번'이 적힌 대형 유니폼 현수막이 비 내리는 그라운드를 뒤엎었고, 켈리는 동료들과 눈물로 이별 인사를 나눴다. 자신의 마지막 등판을 보려고 이날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을 향해서는 큰절을 올렸다. 동료들은 헹가래로 에이스의 앞날을 응원했다.

켈리는 고별식을 마친 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가 이런 세리머니를 받은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울지 않으려고 참고 있었는데 세리머니가 시작하니까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팬들이 남아줘 가슴 한구석에 특별하게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보낸 5년 반이라는 시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리그 통산 73승을 거둔 켈리는 LG와 함께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2022년 16승을 거둬 2001년 신윤호 이후 21년 만에 LG 출신 다승왕이 됐다. 또 2020년 5월 10일부터 7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잠실 예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켈리. LG 제공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켈리. LG 제공

지난 시즌 전반기 부진 탓에 퇴출 위기에 놓였지만 후반기 들어 반등했고, 한국시리즈에서 29년 묵은 LG의 우승 한을 풀었다. KT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1승 평균자책점 1.59를 찍어 정상 등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올 시즌 켈리는 기대를 밑돌았다. 전반기 부진에 이어 후반기에도 반등 기미가 없었다. LG는 결국 강력한 1선발 투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켈리와 헤어질 결심을 했다.

켈리의 대체 선수는 우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올해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다. 이번 시즌 LA 다저스와 밀워키 유니폼을 입고 9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32(15.2이닝 11실점)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99경기 등판에 10승22패 평균자책점 5.10이다.

고별전에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로 향하는 켈리. LG 제공

고별전에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로 향하는 켈리. LG 제공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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