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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격론' 유시민 "유튜브가 희망”...김희원 “중요한 정보, 언론이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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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신뢰를 잃었다고 유튜브를 대안으로 삼아도 될까.
유시민 작가는 유튜브가 위기에 빠진 저널리즘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30년 차 기자인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권력 감시·견제를 비롯한 언론 본연의 기능을 유튜브가 대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20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언론과 미디어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였다.
김 실장과 유 작가는 뉴스를 보는 방법부터 달랐다. 김 실장은 종이신문과 온라인에서 주요 언론사들의 기사를 꼼꼼히 보는 반면 유 작가는 유튜브나 포털 사이트에서 원하는 기사만 찾아 본다. 기성 언론의 보도를 보지 않는다는 유 작가는 “언론은 기득권 집단의 일부로, 공익을 위해 봉사하지 않고 기득권 집단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제일 우선”이라며 “두 집단이 싸우면 언론은 판단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중간을 간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국민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유튜브를 찾게 된다는 게 유 작가의 주장이다.
김 실장은 “언론이 신뢰를 잃을 만한 일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언론의 고유하고도 필수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통화 녹취록 보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태블릿PC 보도 등을 예로 들며 “언론은 다른 데서 못 하는 정보 발굴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유튜브와 달리 언론에는 '저널리즘 규범'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언론계가 전반적으로 (가십 기사 난립 등 기사 품질이) 하향하고 있지만 중요한 뉴스들은 나오고 있다”며 “기성 언론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유튜브가 과연 풍성해지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유 작가는 유튜브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서울의 소리’가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보도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유튜브가 저널리즘을 언론기관의 울타리에서 해방시켰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이 유튜브 실시간 중계로 큰 반향을 일으킨 데 대해 “혁명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유튜브와 기성 언론이 상호 자극하면서 결합돼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했다. 두 사례의 파장이 유튜브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언론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김 실장은 정치권의 압박에 따른 언론 자유의 위축을 우려했다. 그는 “군사정권 이후로 기자들에 대한 수사, 압수수색, 구속이 (최근에 가장) 많고, 비판 기사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전부 징계하는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언론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움직임이 굉장히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퇴임 전 마지막 기자회견 발언에서 권력과 언론 관계에 대한 모범 사례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를 비판한) 기자들 덕분에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언론은) 아첨꾼이 돼서는 안 되고 회의적이어야 하며 대통령에게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왜 우리나라엔 ‘언론이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위해 열심히 해달라’고 말하는 정치인이 없느냐”고 반문했다.
유 작가는 언론의 보수화가 정치와 언론의 발전적 관계 설정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기성 언론은 보수 정부와 가깝다”며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언론이) 날카롭고 비판 정신이 살아 있고, 보수 정부에는 대드는 것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 빗댄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봤다.
김 실장은 “(미디어 환경이 변화해도) 권력 감시, 진실 보도 등 언론의 역할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민주 사회를 위한 언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의는 힘들게 이기고, 진실은 가까스로 밝혀진다"며 "그런 노력을 기자들이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유 작가가 영향력을 언론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쓰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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