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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권력서열 1위’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 별세

입력
2024.07.19 21:45
수정
2024.07.19 21:4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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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노환과 심각한 질병으로 사망
'2인자' 또럼 국가주석이 업무 대행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서기장)가 지난해 9월 하노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쫑 서기장은 19일 세상을 떠났다. 하노이=AP 연합뉴스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서기장)가 지난해 9월 하노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쫑 서기장은 19일 세상을 떠났다. 하노이=AP 연합뉴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총비서(서기장)가 19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난단신문은 쫑 서기장이 이날 오후 1시 38분 108중앙군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노환과 심각한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질환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베트남은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고령의 쫑 서기장은 최근 몇 달간 최고급 회의에 몇 차례 불참했고, 이로 인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베트남 공산당은 전날 “쫑 서기장이 건강 문제로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당내 권력 서열 2위인 또럼 국가주석이 직무를 대행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은 12~14명이 정책을 결정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한다. 당 서기장(국정 전반),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각각 서열 1~4위에 해당한다.

1944년생인 쫑 서기장은 2021년 제13차 전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베트남전 종전(1975년) 이후 최장수 서기장으로 재임해 왔다.

1994년 당 중앙위원회·1997년 정치국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쫑 서기장은 2002년 국회에 합류했다. 이로부터 9년 후인 2011년 제11차 전당대회에서 서기장에 선출됐다. 2015년에는 베트남 서기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응우옌푸쫑(오른쪽)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가 지난달 20일 베트남 하노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하노이=UPI 연합뉴스

응우옌푸쫑(오른쪽)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가 지난달 20일 베트남 하노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하노이=UPI 연합뉴스

2016년 제12차 전당대회에서 ‘65세 재선 제한’ 연령 규정의 예외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8년 쩐다이꽝 국가주석이 재임 중 사망하자 주석직을 겸임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서기장과 주석직을 겸임한 것은 호찌민·쯔엉찐 주석에 이어 쫑 서기장이 세 번째다. 2021년 제13차 전당대회에서도 연령 제한 규정 예외를 인정받은 그는 3연임에 성공했다.

쫑 서기장은 2016년부터 주창해 온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는 반(反)부패 캠페인을 추진해 왔다. 지난 8년간 당 중앙위원회 위원 40명을 비롯, 총 13만9,000명 이상의 당원이 징계를 받았다. 이 중에는 응우옌쑤언푹·보반트엉 전 국가주석과 브엉딘후에 국회의장(서열 4위), 쯔엉 티 마이 공산당 상임서기(서열 5위) 등도 포함됐다.

세 번째 임기 중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올해 6월)을 모두 베트남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강대국 간 분쟁에 얽히지 않으면서 자립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쫑 서기장의 ‘대나무 외교’는 베트남 실리 외교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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