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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버리고 굿즈만 가질래" "4만 원에 사겠다"… 이번엔 공차 키링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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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공차 버블티를 마셔야겠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버블티 전문 브랜드 공차코리아의 이벤트에 게임 마니아들이 술렁였다. 공차가 다음 달 28일까지 지정 음료 한 잔을 포함해 1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게임 굿즈(기념품)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로 하면서였다. 굿즈는 인기 게임 '파이널 판타지 14'의 캐릭터가 그려진 '키링'(열쇠고리)이다. 일본 게임사 스퀘어에닉스가 서비스 중인 '파이널 판타지 14'는 전 세계 이용자 수가 3,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핫한' 게임이다.
굿즈 수량이 한정돼 있다고 예고된 탓에 게이머들은 앞다퉈 공차 매장으로 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키링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 올린 '인증샷'이 부러움을 샀다. 공차 매장 수가 적은 지방 거주자나, 품절로 구하지 못한 이들은 "내게 키링을 되팔아 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공차 키링을 4만 원에 사겠다"는 게시글 등이 올라와 있다.
공차의 게임 키링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부작용도 생겼다. 음료를 버리면서까지 사은품을 챙기려는 행태가 나타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유튜브에 올린 브이로그에서 "주문이 밀려 음료를 오전 11시 30분부터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기다리는 대신) 음료는 포기하고 키링만 받고 나왔다"고 경험담을 공유했다. 공차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익명 커뮤니티에서 "손님이 너무 몰리는데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서 힘들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같은 주객전도 현상은 처음이 아니다. 1999년 출시된 SPC삼립의 포켓몬빵은 빵 봉지에 들어 있는 포켓몬 캐릭터 스티커(띠부씰)로 인기를 끌었다. 10대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스티커가 나올 때까지 빵을 구매하고 버리는 사례가 생기면서 학부모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포켓몬 스티커는 종류별로 '리셀'(재판매) 시세가 체계적으로 형성돼 있을 정도다.
2020년에는 스타벅스 굿즈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해 스타벅스는 이벤트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을 구매하면 스타벅스 로고가 들어간 여행가방(서머 레디백)을 제공하는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서울의 한 매장에서 음료 300잔을 주문한 고객이 사음품 가방 17개만 챙겨 자리를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스타벅스는 주문한 음료 대부분을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케팅 취지에 어긋나는 세태가 속출하자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 젊은 세대가 부족함 없이 자라서 버리는 데 과감하다"면서 혀를 찼다. 다른 네티즌은 "음식 낭비를 하느니 공차 측이 그냥 키링만 따로 파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굿즈 대란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희소성에 대한 소유욕을 자극하는 상업적 전략이 단기적으론 기업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겠지만,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 줘 결과적으론 잃는 게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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