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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동훈 팬덤 '개딸' 같아… 결선투표 반드시 간다"

입력
2024.07.19 10:50
수정
2024.07.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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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전대 당원투표 시작
韓 '패트 폭로' 역풍, 표심에 영향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의 지지층을 두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에 빗대 우려를 표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강력한 지지층을 등에 업고 있지만, 당대표 선거가 1인 독주가 아닌 결선투표로 치러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취소 부탁 폭로'가 당원 민심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19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 당원투표를 실시한다.

"韓 지지층, 전통 당원과 매우 달라"

나 후보는 18일 저녁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후보들이 선거현장에서 세과시를 하다 보니 물리적 충돌까지 있었다. 보여주지 말아야 될 것을 보여준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 간 충돌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이다. 나 후보는 이 사태의 중심에 한 후보의 팬덤이 역할을 했다고 봤다. 그는 "우리 당의 전통적인 당원과 매우 다른 행태를 보여서 적지 않게 당황했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 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 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나아가 한 후보의 팬덤이 당의 다양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팬덤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과 닮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모습은 상당히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이 지역에서 유튜버를 입장 못 하게 했더니 '문자폭탄'도 오고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며 "우리 전대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은 지난 국회 임기 때 비이재명계 의원들에게 비난성 문자폭탄을 보내며 세를 과시했다. 이에 '팬덤정치의 폐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한 후보도 지난 1월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주류가 돼버린 개딸 전체주의 같은 것은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발붙일 수 없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나 후보는 이번 당대표 선거가 결선투표로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당원들의 바닥민심은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한 후보가 1위를 달리며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형성했다.

그런데 한 후보가 17일 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며 형사사건 청탁 사실을 언급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의 폭로가 '배신자 프레임'을 강화한 실책으로 보고 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폭로가 결선투표 가능성을 조금 높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동의했다. 이어 "아직도 정치 지도자로서의 마인드보다는 법조인으로서의 마인드를 갖고 계시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결선 가면 나경원 표 분산"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결선투표가 치러질 경우 나 후보는 지지층이 폭넓은 본인이 한 후보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원희룡 후보의 표는 강한 '반한동훈 표'라고 생각한다"면서 "원 후보가 결선에 나가면 제 표의 성향은 갈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 후보는 친윤석열(친윤)계의 지지만 받고 있는데 나 후보 지지층에는 비윤계도 섞여 있어, 결선투표에선 분산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 후보는 "제가 2등으로 결선을 가는 게 훨씬 더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19일부터 이틀간 전대 당원투표를 실시한다. 모바일 투표를 먼저 하고, 21일부터는 이틀간 자동응답시스템(ARS) 당원투표 및 국민여론조사가 실시된다. 차기 대표는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80%, 20%씩 합산해 선출된다. 결과는 23일 발표될 예정이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나 후보는 "(19일) 오전에 당원의 50% 이상이 투표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거운동이 끝난다"고 내다봤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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