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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도 집값 못 잡나" 원성에... "그린벨트 풀어 수도권 2만 호 공급"

입력
2024.07.18 18:00
수정
2024.07.19 15: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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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관계장관회의 10개월 만에 소집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
29년까지 23만 호 공급 계획 공개
전문가 "필요한 조치지만 효과 한계"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해제해 수도권 신규 택지를 공급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23만 호를 5년간 분양한다. 서울 아파트값이 17주 연속 올라 “이 정부도 집값 못 잡는다”는 원성이 쏟아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공개했다. 이 회의가 열린 것은 10개월 만이다. 수도권 집값이 출렁여도 '대세 상승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한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비아파트 기피 현상,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달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5년 10개월 만에 최대치(0.28%)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수도권에 최소 2만 호 규모의 신규 택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2029년까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주택 23만6,000호를 공급한다. 3기 신도시에 7만7,000호, 경기 구리시 갈매 역세권 등 수도권 중소 택지 60여 곳에 15만9,000호다. 자세한 내용을 담은 범정부 차원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다음 달 발표한다.

이번 회의는 시장에 보내는 '공급은 충분하다'는 신호다. 국토부는 수도권 입주 예정 아파트를 올해 18만8,000호, 내년 15만2,000호로 추산하면서 지난 10년 연평균(17만1,000호) 대비 90~110%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예측치도 올해 3만8,000호, 내년 4만8,000호로 예년 평균치를 웃돈다. 앞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2025~2027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을 23만4,660호(임대 제외)로 집계한 바 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입주 물량의 절반 수준(52.5%)이다. 박 장관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년과 내년에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이 적지 않다”며 “정부는 주택 공급 라이트를 확실히 켜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 실적 및 입주 예정 물량. 그래픽=이지원 기자

서울 아파트 입주 실적 및 입주 예정 물량. 그래픽=이지원 기자



민간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절한 신호를 보냈다면서도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먼저 나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실제로 공급이 늘어난 부분은 수도권 택지 2만 호뿐”이라며 “23만6,000호는 공급이 예정된 주택 중 분양 물량을 확인해 준 정도”라고 말했다.

공급 속도가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정부는 공급량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소통했다”면서도 “속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수요자의 마음이 급해져 거래량을 끌어올렸는데 정부는 중장기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또 정부 입주 물량 예측치는 매매나 전월세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민간 예측치가 실제보다 적은 것은 맞지만 수요가 느는 상황에선 정부 예측치도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분양가 대책이 빠졌고 대책이 세밀하지 못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분양가는 수요자가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서는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린벨트는 서울보다는 경기에서 해제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더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그래픽=이지원 기자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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