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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I로 '눈' 갖춘 로봇, 어려운 작업도 척척... LG전자가 공개한 '등대공장'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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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 평택시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 전시장에 들어서자 관절 4∼6개를 달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팔이 보였다. 평범한 듯 싶지만 다들 특별한 '눈'을 가졌다. 한 팔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움직이는 건조기 판을 고정시킬 수 있게 빈 나사 구멍을 알아서 쫓아가며 나사를 정확한 위치에서 돌려 넣었다. 경험 많은 숙련공이 '감각적'으로 하는 고난도 업무다. 다른 팔은 한 상자 안에 뒤섞인 여러 가지 부품을 이미지로 확인한 후 정밀한 집게로 집어올려 자동으로 분류했다.
LG전자가 올해 초부터 자체 보유한 스마트팩토리의 자동화 생산 공정 노하우를 외부 기업에 판매하는 '스마트 팩토리 설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공간이 SFAC다.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은 경남 창원시와 미국 테네시주 등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적용돼 세계경제포럼으로부터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LG전자 공장의 주요 설루션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날 SFA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AI)을 응용한 기술, 실제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 팔, 자율주행 로봇 등을 공개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속 공장과 동일하게 구성된 가상 공간에서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LG전자의 디지털 트윈 시스템 '프리즘'은 실시간으로 스마트팩토리 운영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30초마다 공장의 물류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를 이용하면 공장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공장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품 분류와 제품 조립 등을 자동화할 수 있는 로봇 팔(협동로봇)과 부품·제품을 공정과 공정 사이에서 실어나르는 자율주행 로봇(AMR)은 영상 분석에 쓰이는 '비전 AI' 기능을 갖춘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했다. 비전 AI는 부품 또는 제품의 불량을 잡거나 공장 노동자의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공정 혁신도 준비하고 있다. 불량이 생기거나 공정에 문제가 생겨 자동화 공정이 멈췄을 때 근무자에게 해결 방법을 안내하고 조치 사항을 데이터베이스(DB)로 남겨 정리하는 작업에 쓰일 예정이다.
SFAC는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SFAC를 방문해 컨설팅을 받은 한 제약사는 AI를 활용한 검사 설루션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차전지·자동차부품 제조업체와 물류업체 등 20여 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은 "주로 북미나 아시아에 새 공장을 세우는 국내 기업이 인력난 해소와 품질 향상을 위해 스마트팩토리 컨설팅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사업으로 올해 최소 2,000억 원, 2030년에는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게 LG전자의 목표다. 정 사장은 "한국의 제조 경쟁력이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강화해서 이를 극복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공장 기획부터 설계, 구축, 운영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최적의 스마트팩토리 설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제조 여정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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