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무전공 선발 대폭 확대 "첨단산업 이끌 융합형 인재 양성" [2025 주요대학 수시 가이드]

입력
2024.07.20 10:00

9월 9일부터 닷새간 수시모집 원서 접수
73개 수도권·국립대 3만8000명 무전공 선발
"자기주도적 고교생활, 학종 무전공 노릴 만"

가톨릭대 화학과 학생들이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다. 가톨릭대 제공

가톨릭대 화학과 학생들이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다. 가톨릭대 제공

오는 9월 9~13일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진행되는 2025학년도 대학 입시는 본격적인 '무전공 입학' 원년으로 기록될 참이다. 전공자율선택제로도 불리는 무전공제는 학과·전공 구분 없이 대학에 입학해 진로를 탐색한 뒤 2학년이 될 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학생이 흥미와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하고 학과·전공의 벽을 허물어 융합형 인재를 기르고 대학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교육부의 무전공제 확대 정책에 호응, 수도권대 51개교와 국립대 22개교에서만 내년 신입생 3만7,935명을 무전공으로 모집한다. 이들 73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28.6%로, 전년보다 3.8배 늘어난 규모다.

무전공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1은 2학년 진학 때 보건의료계열(의대 간호대 등), 사범대학 등을 제외하고 모든 전공을 고를 수 있다. 유형2는 계열이나 단과대 단위로 입학해 그 안에서 전공을 고를 수 있다. 일부 대학은 유형 1·2를 모두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무전공 모집인원 확대가 수시모집을 비롯한 올해 대입의 최대 변수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의대 모집인원 1,500명 확대도 큰 변화이지만 이는 최상위권 수험생에 주로 영향을 주는 터라, 최상위권에서 중상위권까지 폭넓게 영향력을 발휘할 무전공제 확대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 그런 만큼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각 대학의 무전공 전형에 관심을 갖고 대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서울·수도권 대학 무전공 모집단위에 수시로 합격하고자 한다면 학생부 전형 방식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반영 영역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들 모집단위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한 대학도 적지 않은 만큼 자기주도적으로 학교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면 적극 지원해볼 만하다. 유형1 무전공제를 운영하더라도 신입생 선발은 계열별로 구분해 진행하는 대학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계열별로 전형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대학마다 무전공 모집인원을 확대하면서 기존 학과의 모집인원을 축소하거나 학과를 통합한 경우가 많은 만큼, 특정 대학·특정 학과를 염두에 둔 수험생이라면 우선 무전공으로 입학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의 진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학별로 선택 제한을 둔 학과나 전공이 있으니, 수시 지원에 앞서 확인해야 한다.

활짝 열린 무전공 입성의 길

무전공 정원이 지난해보다 4배가량 확대되면서, 서울·수도권 주요 대학에도 무전공 계열·학부가 대거 신설됐다. 성균관대는 자유전공계열을 도입해 수시에서 170명을 선발한다. 한양대도 '한양인터칼리지학부'를 신설, 입학생에게 2년간 등록금 50%를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서강대 자유전공학부는 인문학기반·사이언스기반·AI기반으로 모집단위를 구분해 수시에서 총 40명을 선발한다. 경희대는 자율·자유전공으로 수시·정시에서 총정원의 10%를 모집한다. 동국대는 열린전공학부(유형1)와 바이오시스템대학(유형2)을 신설해 수시에서 109명을 선발한다. 아주대 자유전공학부는 2개 계열(자연·인문)로 모집하며 수시는 교과전형(고교추천전형)과 논술전형을 치른다. 서경대는 기존 미래융합대학에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

입학정원을 무전공에 대폭 할애한 대학도 적지 않다. 국민대 신설 미래융합대학(자유전공·미래융합전공)은 올해 입시에서 총정원의 42%인 1,140명(수시 100명)을 선발한다. 무전공 모집인원으로 최대 규모다. 건국대는 KU자유전공학부(유형1)와 단과대 자유전공학부(유형2)를 신설하고 수시에서만 610명을 선발한다. 단국대는 수시에서 계열별 광역선발로 601명, 정시에서 무전공 광역선발로 44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입시에 무전공을 도입해 116명을 선발했던 한국외대는 올해 모집인원을 총정원의 26%인 511명으로 대폭 늘린다. 한국공학대는 자유전공학부로 131명, 단과대 자율전공으로 180명을 각각 모집한다.

학사제도 전반을 '무전공 체제'로 개편한 대학도 눈에 띈다. 가톨릭대는 신입생 모집단위를 기존 9개 계열에서 인문사회·자연공학 2개 계열로 광역화하고, 자유전공학과 정원도 50명에서 221명으로 늘린다. 차의과대학은 2023학년도부터 간호대·약학대를 제외한 모든 신입생을 무전공 단과대(미래융합대학)로 통합 선발하고 있다. 한성대는 모든 학부·세부전공을 대상으로 경계 없이 전공 트랙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유망 첨단학과 다수 신설… 수시 면접 강화 경향

단국대의 반도체 클린룸 실습실. 단국대 제공

단국대의 반도체 클린룸 실습실. 단국대 제공

서울·수도권 주요대는 올해 입시에서도 유망 첨단산업 분야 인재를 양성할 학부·학과를 다수 개설한다. 이화여대는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부를 신설한다. 기존 2개 학과를 통합하는 형태로 모집인원도 113명으로 확대한다. 성균관대는 양자정보공학과를 신설해 28명을 모집한다. 경희대는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를 신설하고 2개 세부전공(소재·발광소자학, 구동소자·시스템학)을 운영한다. 덕성여대는 AI신약학과를 신설해 수시에서 25명을 선발한다. 세종대는 2개 첨단학과(지능정보융합학과, 콘텐츠소프트웨어학과)와 함께, 육군과의 협약에 기반한 계약학과인 사이버국방학과를 신설한다. 삼육대는 2022학년도에 인공지능융합학부와 바이오융합공학과, 이듬해엔 데이터클라우드공학과를 각각 개설해 첨단학과 운영 범위를 넓히고 있다.

수시전형 방식에서 의미 있는 변화도 감지된다. 그중 하나는 면접·논술 강화로, 높은 경쟁률 속에서 학습능력과 잠재력을 갖춘 지원자들을 공정하게 선별하기 위한 대학들의 방책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논술전형을 신설해 361명을 모집한다. 합리적 추론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중시하는 전형으로, 100% 논술과 수능 최저기준으로 선발한다. 중앙대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해제하면서 CAU탐구형인재 전형에 면접을 도입한다. 숙명여대는 학생부종합 숙명인재전형에서 서류형을 폐지하고 전원 면접형으로 선발한다. 학생 과목선택권 강화에 맞춰 진로역량을 확인할 필요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립대는 학생부종합 면접전형에서 면접 반영 비율을 40%에서 50%로 상향한다.

수험생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의 전형 변화도 있다. 동덕여대는 전원 정원외전형으로 선발해온 금융회계학부에 평생학습자전형을 신설한다. 수능 최저기준 없이 100% 서류평가로 6명을 선발한다. 성공회대는 모든 전형에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서류평가 60%, 면접 40%를 반영하되 모든 지원자에게 면접 기회를 준다.

이훈성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