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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토론회서 제기된 '일극체제' 공방… 이재명 "당원 선택" 김두관 "다양성 훼손"

입력
2024.07.18 13:30
수정
2024.07.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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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李, 경쟁자 막고 대선행… 나는 히딩크"
이재명 "지선 공천권 행사, 그야말로 상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의 '이재명 일극체제' 표현에 대한 OX 답변.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의 '이재명 일극체제' 표현에 대한 OX 답변.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2026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대표 쪽 사람들로 공천하기 위해 연임하시는 겁니까. 이 대표가 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김두관 대표가 공천을 주도하면 지방선거에서 패합니까."(김두관 후보)

"왜 그런 상상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저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제가 행사한다는 (생각) 해본 일이 없어요. 그야말로 상상이다."(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첫 공개 토론회에서 '대권주자' 이재명 후보의 연임 문제로 맞붙었다. 18일 CBS 라디오를 통해 진행된 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고, 이재명 후보의 '일극체제' 논란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정면대응을 최대한 자제한 이 후보는 외교와 에너지 문제 등 정책 이슈로 화제를 돌리기 위해 주력했다.

김두관 "'유대무죄' 오해 받으며 연임 이유 있나"

김 후보는 첫 주도권 토론을 이 후보 연임 도전의 속내와 최근 불거진 '대통령 선거 1년 전 대표 사퇴'에 대한 예외 논란 등에 할애했다. 김 후보는 "시중에 ‘유대무죄’(대표가 되면 무죄가 된다)라는 말이 떠돈다. 그런 억측과 오해를 받아가면서 굳이 당대표에 나올 이유가 있느냐"며 이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해명할 것까지도 없는 사안"이라며 "같이 성을 지키는 입장인데 '너는 왜 그렇게 많이 공격을 당하냐'고 할 게 아니라 함께 싸워주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당대표 사퇴 예외 논란은 2026년 지방선거 공천 문제로 이어졌다. 김 후보가 "당헌당규를 고쳤기 때문에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과도한 걱정이고, 당헌당규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가 재차 "2026년 지방선거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요구하자, 이 후보는 "제가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고 대선을 나갈지 안 나갈지도 모르는 바"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진입을 바리케이드를 쳐서 막고, 대선에 직행하려고 한다는 우려도 있다"면서 "저는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히딩크' 같은 대표가 되겠다. 제가 감독을 할 테니 이 후보는 선수로 충실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지적에는 이 후보만 “일극체제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는 “당원 의사에 의한 결과물을 ‘체제’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당원 선택을 폄하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김 후보는 “우리 당 생명이 역동성과 다양성인데, 많이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원이 꽤 많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왼쪽), 이재명(왼쪽 두 번째), 김지수(오른쪽)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왼쪽), 이재명(왼쪽 두 번째), 김지수(오른쪽)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종부세 완화' 이견… 이재명 "집값 올라 이중 제재, 억울"

두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김 후보는 “기본소득, 복지 확대가 필요한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면서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후보는 “내가 실제로 살고 있는 집이 올라서 비싸졌다고 거기에 이중 제재(종부세)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억울할 것 같다. 금투세도 정부 문제가 크니 일시적인 유예는 필요할 수 있겠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청년층을 대변한 김지수 후보도 “젊은 친구들의 자산 증식에 대한 욕망을 꺾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유예론에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의제로 내세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면서 에너지 정책 등의 정책 이슈로 방향을 틀었다. 이 후보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해 '지방이 에너지의 보고'가 되면 지방이 사는 길이 열린다"며 김두관 후보의 ‘균형발전’ 의제와 기후 의제를 함께 제시했고, 김 후보는 여기에 더해 "지방이 실질적으로 지역 상황과 조건에 맞는 발전 전략을 짤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탄핵열차 출발?'… 김두관·김지수 X, 이재명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차원의 탄핵 국민청원 청문회가 시작된 것을 두고 “탄핵열차가 출발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다른 두 후보가 ‘아니다’고 답변한 반면 이 후보만 “결국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채 상병 특별검사법’ 수정안에 대한 질문에도 이 후보만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며 반대했고, 다른 두 후보는 원안 통과가 쉽지 않은 현실론을 들어 유연한 대응을 말했다.

이 후보와 김두관 후보는 “여당 정치인 중 딱 한 사람을 영입한다면 유승민 전 의원”이라고 꼽으며 유 전 의원의 합리적 성향과 경제 문제에서의 전문성을 높이 샀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한 달간 배낭여행을 떠난다면”이라는 질문에도 두 후보 모두 윤상현 후보를 꼽았다. 반면 김지수 후보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며 한동훈 후보를 선택했다.

박세인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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