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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태권도 막내 박태준 “다양한 발차기로 애국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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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은 한국 태권도가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나서는 무대다. 올림픽 태권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국가가 한국(12개)인데,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해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다.
재도약의 중심에는 겁 없는 막내 박태준(20)이 있다. 2022년 한성고 재학 시절 국제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남자 58㎏급 박태준은 그해 맨체스터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바쿠 세계선수권대회도 제패했다. 지난 2월에는 올림픽 티켓이 걸린 국내 선발전에서 한국 태권도 간판 장준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제 보여줄 건 올림픽 금빛 발차기다.
최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박태준은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인 만큼 겁 없이 준비한 것을 무대에서 잘 펼쳐 애국가를 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금메달을 꼭 따서 형, 누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박태준을 비롯해 서건우(남자 80㎏급) 김유진(여자 57㎏급) 이다빈(여자 67㎏ 초과급) 네 명이 출전한다. 경기 일정상 첫 금메달 경기(한국시간 8월 8일)가 박태준의 체급이라 어깨가 무겁다. 그는 “네 명 모두 준비를 다 잘했다”며 “쉽지 않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금메달 4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태권도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출전 선수 네 명이 다 금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다.
박태준은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 재목이다. 앞서 이대훈, 장준은 세계 최고 실력을 갖췄지만 올림픽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금메달을 놓쳤다. 때문에 한국 태권도는 박태준이 파리에서 선배들의 한을 풀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대훈을 롤모델로 삼고 국가대표 꿈을 키운 박태준은 “이대훈 선배님의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를 다 봤다”며 “나도 뒤를 따라 올림픽에 나간다. 재미있고 설렌다”고 기대했다.
자신을 향한 관심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을 텐데, 좋게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그래야 경기적으로나, 생활적인 면에서나 도움이 될 것 같다. 관중의 응원 소리와 관심을 즐기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 꼽은 최고의 무기는 다양한 변칙 발차기다. 박태준은 “여러 가지 기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발차기로 상대를 흔들겠다”며 “체력적인 부분도 준비를 많이 해서 올림픽에 가겠다”고 설명했다.
금메달 꿈은 지난달 유럽 전지훈련을 다녀온 다음 더욱 커졌다. 파리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 올림픽 태권도 경기장인 그랑팔레를 동료들과 찾아 사진을 찍고 결의도 다졌다. 박태준은 “내부는 들어가지 못해 경기장 앞까지 가서 외관만 사진을 찍었다. 오륜기가 걸려 있고, 경기장이 웅장했다”며 “이제는 (올림픽 금메달이) 꿈이 아닌 현실로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은 동경의 대상이다. 안세영이 ‘천적’ 천위페이(중국)를 7전 8기 끝에 꺾는 경기 영상을 보고 마음을 다잡은 박태준은 올림픽 국내 선발전에서 6전 전패를 당했던 장준을 처음으로 꺾었다. 그는 “선수촌에서 오고 가며 마주치고 인사하는데 말을 못 걸었다. 낯을 많이 가린다”며 웃은 뒤 “동경하던 선수와 같이 금메달을 걸고 오면 좋을 것 같다”고 소망했다.
현재 박태준에게는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세 살 터울의 남동생 박민규가 진천선수촌에서 함께 방을 쓰며 훈련 파트너로 형을 돕는다. 형을 따라 태권도를 시작한 동생도 남자 54㎏급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박태준은 “동생이 잘 도와줘 고맙다.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했고, 박민규는 “형이 올림픽에 나가니까 더 존경스럽다. 항상 동생으로 형을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 파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꼭 1등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형제의 꿈은 동반 태극마크 그리고 금메달이다. 박태준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이 국가대표가 되면 목표가 빨리 이뤄질 수 있다. 동생은 54㎏급, 난 58㎏급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는 게 구체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박민규 역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부터 잘 준비해야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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