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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돼 돌아온 '에투알' 박세은 "예술이란 오늘 최선 다할 때 좋은 길 열리는 것"

입력
2024.07.17 16:47
수정
2024.07.17 17: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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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일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
박세은 포함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10명 출연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나 박세은이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나 박세은이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후 스스로에게 관대해졌다면, 출산을 하고 나서는 비로소 즐기는 춤을 추게 됐어요. 고뇌하면서 춤을 추던 스타일에서 벗어난 거죠."

1669년 창단한 세계 최고(最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인 박세은(35)이 2년 만에 한국 팬들과 만난다. 발레단 동료 무용수 9명과 함께 이달 20~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치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를 통해서다. 2022년 파리오페라발레단 갈라 공연으로 한국을 찾은 지 2년 만이다. 그는 지난해 1월 딸을 출산해 엄마가 돼 고국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박세은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산은 내 춤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발레리나로서는 빠른 편인 출산 6개월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며 "18개월 된 딸을 보면 가끔 언제 이런 딸을 낳았지 싶을 정도로 무용수로서 성공적인 임신·출산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에투알 돼 자신감 얻고, 출산으로 춤 즐기게 돼"

발레리나 박세은. 예술의전당 제공

발레리나 박세은. 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공연은 박세은이 프로그램 구성과 캐스팅을 책임졌다. '빡쎄'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고 그만큼 노력하는 그는 이번 공연 기획도 힘들게 준비했다. A(20·21일), B(23·24일) 프로그램으로 나눠 파리오페라발레단의 핵심 레퍼토리 18개를 선보인다. 윌리엄 포사이스가 안무한 '정교함의 짜릿한 전율', 호세 마르티네스가 안무한 '내가 좋아하는' 등 국내 갈라 무대에서 보기 힘든 중편(15분 내외) 레퍼토리도 포함돼 있다. 리오넬 델라노에 발레마스터의 지도로 조명과 소품에도 공을 들이고, 피아니스트 손정범과 첼리스트 백승연의 라이브 연주로 진행되는 작품도 있다.

박세은은 "관객의 흥을 돋우기 위해 기교를 부각시키는 식의 갈라 공연은 피하고 싶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무대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에투알 발랑틴 콜라상트(35)는 "발레단 무용수 각자의 예술적 다양성과 풍성함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을 보탰다.


"오늘 열심히 하면 나만의 때가 꼭 와요"

박세은은 공연이 없는 22일 에투알 폴 마르크와 함께 한국 발레 유망주를 지도하는 발레 워크숍을 연다. 박세은은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 교육 지도법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이 프랑스 발레 스타일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동작이나 테크닉보다 감정이 먼저여서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게 내가 생각하는 프랑스 발레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군무부터 시작해 입단 10년 만인 2021년 에투알이 된 박세은은 최근 해외 유수 무용단 입단 소식을 잇따라 전해 온 한국 젊은 무용수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다. 세계적 발레단의 간판 무용수로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예술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 때 좋은 길이 열리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가 너무 잘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포기하지는 않았어요. 힘든 부분이 많았고 많이 기다려야 했지만 포기할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어요. 후배들에게도 너만의 때가 올 거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발레리나 박세은. ⓒJames_Bort

발레리나 박세은. ⓒJames_Bort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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