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재키 챈이라 부른 게 왜 문제?"…황희찬 인종차별 구단 궤변

입력
2024.07.17 10:30
수정
2024.07.17 11:39
구독

코모 "선수 이름 관련 언급이었을 뿐"
"울버햄프턴이 과잉 반응" 적반하장

지난 4월 20일 영국 울버햄프턴에서 아스널과 경기를 하고 있는 황희찬. 울버햄프턴=AP

지난 4월 20일 영국 울버햄프턴에서 아스널과 경기를 하고 있는 황희찬. 울버햄프턴=AP

울버햄프턴에서 공격수로 활약 중인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1907 구단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코모 측은 황희찬에게 사과하는 대신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과잉 대응'했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황희찬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 코모 간 연습 경기에 투입됐다. 후반 23분 코모의 한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이 말을 들은 황희찬의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했다.

이날 코모 측은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단이 확인한 문제의 발언은 "그(황희찬)를 무시해. 그는 자기가 재키 챈(성룡)인 줄 알아"였다. 코모 측은 "(발언을 한) 선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눈 결과 이는 (황희찬) 선수의 이름과 관련된 언급이었다고 확신한다"며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지속적으로 불러온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코모1907이 지난 16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황희찬 인종차별과 관련한 입장문. 코모풋볼 인스타그램 캡처

코모1907이 지난 16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황희찬 인종차별과 관련한 입장문. 코모풋볼 인스타그램 캡처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불렀기에 코모 선수도 '재키 챈'이라고 말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구단은 "우리 선수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폄하하는 말을 한 적 없다"며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사건에 너무 과하게 반응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재키 챈은 홍콩 출신 유명 영화배우로 국내에선 성룡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 재키 챈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종종 사용된다. 국적이나 생김새가 다른 사람에게 재키 챈이라고 부르는 행동엔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겼다.

201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한 음료 가게에선 직원 2명이 아시아인 고객의 이름도 묻지 않고 영수증에 '재키 챈'이라고 쓴 사실이 알려져 해고되기도 했다.

울버햄프턴은 공식 성명에서 "어떤 형태로도 차별이나 인종차별은 용납될 수 없고 무시당해서도 안 된다"며 이번 사안을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수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