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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아마존' 위협하는 틱톡숍… 아세안서 급성장

입력
2024.07.16 20:30
수정
2024.07.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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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1년 사이 4배 가까이 성장
"동남아의 유의미한 시장 참여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의 틱톡 사무실에 로고가 붙어 있다. 컬버시티=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의 틱톡 사무실에 로고가 붙어 있다. 컬버시티=AFP 연합뉴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 ‘틱톡숍’이 동남아시아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뛰어난 접근성과 재미를 앞세워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라자다의 아성까지 위협하는 모습이다.

16일 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모멘텀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숍의 총거래액(GMV)은 163억 달러(약 22조5,70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44억 달러·약 6조931억 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GMV는 전자상거래 업체 성장세를 측정하는 지표다.

지난해 동남아 e커머스의 전체 GMV(1,146억 달러)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현지 토종 기업 쇼피(48%)였다. 2위는 전통의 온라인 쇼핑 강자인 라자다(16.4%)였고, 틱톡(14.2%)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페디아(14%)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실상 틱톡이 라자다의 전체 매출액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2월 틱톡이 토코페디아 지분 75%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아시안리뷰는 “틱톡은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점유율 39%로 쇼피(40%) 뒤를 바짝 좇았고, 베트남에서도 24%를 기록해 두 번째로 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중국 쇼트폼 플랫폼 틱톡이 지난해 미국에 출시한 '틱톡숍' 화면. 틱톡숍은 실시간으로 판매자의 영상을 보면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다. 틱톡 캡처

중국 쇼트폼 플랫폼 틱톡이 지난해 미국에 출시한 '틱톡숍' 화면. 틱톡숍은 실시간으로 판매자의 영상을 보면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다. 틱톡 캡처

지난 10여 년간 동남아 전자상거래 업계는 쇼피와 라자다가 양분해 왔다. 그러나 틱톡의 약진과 함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리장간 모멘텀웍스 최고경영자(CEO)는 “틱톡이 동남아에서 매우 유의미한 시장 참여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틱톡숍은 소비자가 틱톡 플랫폼에서 짧은 동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클릭하면, 곧바로 판매 창으로 넘어가 상품 가격을 결제할 수 있는 구조다. 인플루언서와 가맹점이 뷰티·패션 제품부터 가전까지, 다양한 상품을 보여 줘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구매를 돕는 라이브스트리밍 기능을 활용한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시작됐고, 이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 틱톡의 미국 내 진출을 가로막자, 동남아에서 신사업 모델을 먼저 키운 것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인구 6억5,000명 중 15~35세 비율이 60%에 이를 만큼 ‘젊고 역동적인’ 시장으로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틱톡숍은 지난해 9월부터는 미국은 물론,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진출했다. 작년 말 한국에서도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틱톡숍 연간 거래액이 200억 달러(약 27조7,000억 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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