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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교체론과 고령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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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유세 중 피격사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겐 강인한 지도자상에다 ‘메시아적 서사’까지 더해졌다. 안 그래도 후보사퇴론에 휩싸인 미 민주당에 재앙적 사태나 다름없다. 82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인지능력이 저하된 장면을 연달아 노출한 터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푸틴으로 지칭한 실수는 해당 국에 심각한 결례였다. 백악관 참모들이 오후 4시 이후는 피로감을 느껴 말실수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힌 대목이야말로 국정수행이 가능할지 의문을 키우는 대목이다.
□ 한국에서 후보교체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겪었다. 근래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선거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문재인 정부 비판세력과 국민의힘 지지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윤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답한 여론조사로 곤욕을 치렀다. 정권교체론에 선두를 달리던 윤 후보가 곤궁한 처지가 된 건 부인과 처가 관련 의혹을 제때 해명하지 못한 데다,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원장 사퇴선언, 본인의 실언 등이 합쳐진 것이었다.
□ 고령 리스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늘 시달렸다. 야당 총재 시절 회의 때 “신기하 의원은 왜 안 왔냐”는 말을 했다는 ‘치매설’이 돌았다. 야권의 유망주였던 고(故) 신기하 의원이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뒤였다. 1997년 대선 때 DJ는 73세였다. 한나라당은 “수십 가지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고 공략했다. 2006년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김정일이 공항에서 껴안아주니 치매 든 노인처럼 얼어서 서 있다가 합의한 게 6·15선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법적 분쟁이 붙었다.
□ 2016년 미 대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건강이상설에 내몰렸다. 68세였지만 9·11테러 15주기 때 어지럼증으로 휘청거리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2009년 뇌진탕 이력이 부각됐다. 이때 트럼프 후보도 70세 고령이었지만 먼저 2장짜리 건강정보 기록을 공개하면서 건강 문제를 쟁점화했다. 힐러리는 혈압·분당맥박수·약물치료기록 등을 공개해야 했다. 이번엔 바이든이 ‘경륜’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본선 시작도 안 한 미 대선이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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