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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 못 받게 될 수 있어”

입력
2024.07.15 10:23
수정
2024.07.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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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학회, “뇌졸중, ‘일반 진료’에서 ‘전문 진료’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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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분류 체계(KDRG)를 현재 ‘일반 진료 질병군’에서 ‘전문 진료 질병군’으로 빨리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게 됩니다."

대한뇌졸중학회

정부는 지난 11일 상급종합병원이 치료 난도가 높고 위중 환자를 전문 진료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9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은 15%까지 줄이고, 중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중환자 진료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면 현재 일반진료질병군에 속해 있는 뇌졸중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못 받게 될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김경문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에 15일 입장문을 내고 "급성 뇌졸중 중 80%는 초급성기 정맥혈전용해술이나 뇌졸중집중치료실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현재 환자 분류 체계에서 두통·알레르기·두드러기 등과 같이 일반 진료 질병군에 속해 있다"며 "정부 정책에 따라 뇌졸중 환자 대부분은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뇌졸중은 암, 심혈관 질환, 희소·중증 난치 질환과 함께 4대 중증 질환이다. 특히 뇌졸중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뇌경색, 80%), 터지는(뇌출혈, 20%) 뇌혈관 질환으로 골든타임 내 치료가 환자 예후(치료 경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증 응급 질환이다.

뇌졸중은 사망률뿐만 아니라 치료 후 후유장애로 인해 성인 장애 원인 1위로 꼽히고, 이로 인한 높은 사회경제적 부담이 발생한다. 급성 뇌졸중 환자는 현재 연간 11만여 명이 새로 발생하는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가 2050년에는 매년 35만 명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정부 발표에 따라 전문 질환군 환자 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서는 뇌졸중 환자 진료를 줄이고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정책이사는 “대형병원들이 그동안 권역응급의료센터 설치를 기피한 것은 급성 중증 뇌경색 등 응급 심뇌혈관 질환이 전문 진료군도 아니고 수가도 높지 않기 때문”이라며 “왜곡된 질병 분류 체계는 부족한 거점 병원의 필수 의료 인력을 더 악화시킬 게 분명하기에 상급종합질병군 재분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차재관 대한뇌졸중학회 부이사장(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현재 질병군 분류가 유지된다면 최종 치료를 담당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뇌졸중 진료가 제한돼 뇌졸중 진료 인력과 인프라 구축 또한 어려움을 겪게 돼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에 뇌졸중을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수정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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