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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안전구역' 무차별 폭격… 하마스 "휴전 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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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안전구역'으로 지정된 난민촌을 무차별 공습해 4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고위 지휘관과 무장대원들을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하지만, 가자지구 보건부는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어린이 등 민간인"이라며 분노했다. 하마스는 '휴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 도시 칸유니스 서쪽 해안의 알마와시를 폭격해 최소 90명이 사망하고 28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알마와시는 지난 5월 이스라엘이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하며 피란민들을 대피시킨 '인도주의 구역'이다. 스스로 안전지대라고 선언한 지역에 폭탄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번 공격은 하마스 지휘관 무함마드 데이프(59)를 노린 것이라는 게 이스라엘군 주장이다. 데이프는 오합지졸 수준이었던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을 정규군 수준으로 훈련시킨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본토 기습 공격을 설계했던 당사자로도 알려져 있다. 과거 이스라엘이 여섯 차례나 암살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한, 이스라엘의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번 공격에는 다른 하마스 고위급 암살 시도 때보다 더 많은 양의 폭탄이 투하됐다"며 2,000파운드(약 907kg)급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등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데이프가 제거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직 없다"며 "어떤 식으로든 모든 하마스 고위직 인사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14일 "데이프는 무사하고, 군사 작전을 지휘 중"이라고 주장했다.
난민촌은 쑥대밭이 됐다. 이스라엘은 "사상자 대부분이 하마스 무장 조직원"이라고 강조한 반면, 현지 구호 단체는 폭격 지점 인근 나세르 병원에 여성과 어린이가 사망했거나 중상을 입은 채 밀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안보외교고위대표는 엑스(X)를 통해 "(하마스 제거라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규탄했다. 이튿날인 14일 새벽에도 이스라엘군의 가자시티 주택 지역 공습으로 최소 17명이 숨졌다.
최근 진전을 보이던 '휴전 협상'도 결국 중단됐다. AFP통신은 14일 하마스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지도자가 (휴전) 중재국에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하니예는 "점령군(이스라엘)의 진지함이 부족하고 지연·방해 전략을 펴는 데다 비무장 민간인 학살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고 AFP는 전했다. 양측은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 당국자들과 함께 지난 10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안 논의를 해 오고 있었다.
중재국에서도 이스라엘 비난이 쏟아졌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타결 의지가 없다"는 이집트 관리 2명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미 합의된 휴전 조건을 뒤집는 등 협상을 의도적으로 방해한다는 얘기였다. 로이터는 "중재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도주의 참사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 여론을 달래려고 형식적으로만 협상에 참여한다'고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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