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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값 전고점 뚫었는데… 정부 "규제 없다" 신호에 더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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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 2년 전 전고점을 뛰어넘는 단지가 속속 나올 만큼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시장에선 '대세 상승장'에 다시 올라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시장 개입엔 선을 긋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겪은 '규제 트라우마' 때문이다.
14일 한국일보가 서울 주요 단지를 분석한 결과, 고가 주택이 몰린 서울 강남 3구 중심으로 전고점을 뛰어넘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고 이런 추세는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한강변에 자리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8차 전용 210㎡ 10층은 지난달 3일 83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2021년 9월 72억 원이다. 인근 구현대 6·7단지 전용 144㎡도 이달 3일 54억8,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송파구 잠실 대장 아파트 리센츠 전용 98㎡도 연초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다시 최고가 기록(28억5,000만 원)을 세웠다.
강남 3구에 이어 2급지로 통하는 마포·용산·성동구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마포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이후 19억 원 초반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2021년 9월 전고점(19억4,500만 원)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한강밤섬자이, 공덕파크자이처럼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4% 상승,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는 4개월 연속 오르면서 현재 95.3을 기록해 2022년 1월 찍었던 고점(104.3)의 91.3% 수준까지 올라왔다.
강남구 매매지수는 102.7로 전고점(105.7·22년 5월)의 97%, 송파구(101.9)는 전고점(105.4·22년 1월)의 96.6%까지 회복했고, 서초구(105.5)는 전고점(106.2·22년 7월)에 거의 다다른 상황(99.3%)이다. 올해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3%) 성동구(100.4)도 전고점(102.1·22년 1월)의 98%까지 올라왔다.
금리 인하 기대감, 전셋값 상승, 공급 부족 우려 등이 맞물리며 서울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국회에서 추가 규제 완화 움직임(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이 일자 '똘똘한 한 채' 쏠림이 더 심해졌다. 신생아 특례대출 같은 저리 정책대출이 시장을 과열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최상급지인 강남 집값이 뛰자,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연쇄적인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다만 이 같은 집값 상승은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상황이다. 지방은 9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극심하다. 그럼에도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실제 단행되면 집값 상승이 더 가팔라질 수 있고 시차를 두고 지방 아파트값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정부 진단은 정반대다. "늘 있어 왔던 등락", "추세적 상승 전환 아니라고 확신"이라는 것(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박 장관은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집값 잡기용 규제는 없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반면 지난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우려했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경기와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하면 집값 상승이 계속되긴 어렵다"면서도 "규제가 만능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시장 개입 자체는 없다는 식의 신호는 시장에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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