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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잘 찌는' 체질이라도 누워서 TV 보는 습관 줄이면 비만 위험 감소

입력
2024.07.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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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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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으로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생활 습관만 신경을 써도 비만이 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2시간 이상 앉거나 누워서 TV·컴퓨터 시청(사용)’하는 생활 습관을 가졌다면 비만이 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원홍희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 교수(교신 저자), 김민서·심인정 연구원(공동 제1 저자)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연구팀이 애밋 케라 하버드대 의대 교수팀과 함께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3만8,000여 명의 유전체·생활 습관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와 관련된 유전 변이를 종합해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계산했다.

또한 신체 활동, 식이, 좌식 생활, 음주, 수면 등 5가지 생활 습관 요인을 점수화해 건강한 생활 습관 점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유전적 위험도가 높고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의 비만 위험이 가장 높았다.

이들은 유전적 위험도가 낮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보다 비만 위험도가 3.54배 높았다.

반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아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비만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같은 고위험군이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비만 위험이 2.16배로 떨어졌다. 이는 중등도 위험을 가진 사람이 나쁜 생활 습관을 가졌을 때(2.63배)와 비교해서도 낮은 수치다.

생활 습관 개선에 따른 비만 예방 효과는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도 확인됐다.

유전적 위험도를 나타내는 점수를 기준으로 75세까지 비만이 될 확률(%)을 예측했을 때 하위 5%에서는 8.5% 차이 났으나, 상위 5%에서는 22%까지 벌어졌다.

특히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TV 시청 및 컴퓨터 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면 비만 위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이어 낮은 신체 활동과 부적절한 식단이 비만 위험을 높였다. 또한 비만 위험 외에 심혈관계 질환 등 비만과 관련된 15개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아졌다.

연구팀은 비만인이 생활 습관의 모든 측면을 동시에 개선하기는 어렵기에 좌식 행동 감소와 같은 특정 요인에 집중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민서·심인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유전적 소인과 생활 습관이 독립적으로, 또 상호작용을 통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확인했다”며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원홍희 교수는 “개인의 유전적 비만 위험도를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게 비만 및 관련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사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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