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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와 우방국들 "북러 군사협력 강력 규탄"... 尹 "우크라 지원 두 배로"

입력
2024.07.12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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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와 한·일·호주·뉴질랜드 정상 한자리서 북러 군사협력 규탄
한국, 우크라에 내년 신탁기금 2400만 달러로 2배 증액
윤 대통령 "북러 불법 군사 경제 협력, 무력화하고 차단할 것"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리셉션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있다. 워싱턴=왕태석 선임기자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리셉션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있다. 워싱턴=왕태석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들이 11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과 유럽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IP4가 북한과 러시아를 지목해 공동성명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 정상회의에 3년 연속 초청받은 IP4는 나토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제도화 방안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깜짝 발표는 없었지만,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돕는 나토 신탁기금을 약 330억 원 수준으로 두 배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IP4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도발을 포함해 지정학적 도전이 전방위적으로 증대하는 현시점에서 나토와 IP4와 같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운했던 전쟁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강력하고도 압도적인 물리적 억제력과 함께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국가들 간의 '협력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IP4 정상들도 "북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모든 위반행위를 즉시 중단하도록 촉구한다"며 우크라이나를 2년 넘게 전쟁터로 몰아넣은 양측의 군사협력을 질타했다.

이후 윤 대통령을 포함한 4개국 정상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별도로 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밀착이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북러의 도발과 위협에 맞선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어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정점을 찍었다. 32개 나토 동맹국과 한국을 포함한 IP4, 유럽연합(EU) 정상이 참석한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원인을 "북한과 같은 지원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겨누기도 했다. 러시아를 향해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 대상국인 북한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군사 경제협력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스스로 유엔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러시아는 국제 평화의 마지막 보루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응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 나토의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을 올해 1,200만 달러에서 내년 2,400만 달러(약 331억 원)로 두 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나토 신탁기금은 의약품과 연료 등 비전투 군수물자를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왕태석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왕태석 선임기자

윤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나토 퍼블릭포럼 '인도태평양 세션'에 한국 정상 최초로 연사로 초청돼 기조연설을 맡았다. 연설에서 "냉전이 종식된 지 3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도전 세력을 마주하고 있다"며 "무력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옹호하는 세력들 간의 결탁은 곧 자유세계가 구축해 놓은 평화와 번영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북한과 러시아를 재차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강압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차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동맹과 우방국들이 압도적인 힘을 갖추고 단결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실패를 넘어 더 큰 고통으로 귀결될 것임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그리고 나토 회원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인 군사 경제 협력을 무력화하고 차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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