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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로 비자금 조성' 사적 유용 혐의도... 한컴 회장 차남 징역형

입력
2024.07.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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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중대범죄, 중형 불가피" 3년 선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컴타워 전경. 한글과컴퓨터 제공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컴타워 전경. 한글과컴퓨터 제공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 투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 일부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차남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허용구)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김모(35)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한컴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화폐 운용사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48)씨에게도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들 모두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한컴그룹의 총수 아들과 자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들은 일반인들의 가상화폐 투자 심리를 이용해 투자금을 끌어 모으는 등 중대 범죄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아 엄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피해액 96억 원 중 약 51억4,000만 원을 변제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또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 역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컴그룹 계열사 이사 김씨와 이 계열사 대표 정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457만1,000여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3,0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든 혐의를 받는다. 2022년 3월에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 개의 운용과 매도를 의뢰한 후 운용수익금 15억7,0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혐의도 더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96억 원의 비자금을 만든 뒤 이중 일부를 주식매입,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 구매 등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봤다. 정씨 역시 이를 관리할 업무상 책임이 있는데도, 범행을 묵인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다. 한컴그룹 측 자금으로 인수된 아로와나테크에 대해선 디지털 6대 금융사업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라고 밝혔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으나, 2022년 8월 9일 거래소는 이 가상화폐 상장을 폐지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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