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방탕하니까 청춘이다?…꿈 많은 24세 여자들의 런던 라이프

입력
2024.07.13 14:00
15면
구독

웨이브 드라마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네 사람이 런던에 집을 구해 함께 산다. 사회에 첫발을 디딘 이들의 마음은 기대와 호기심,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웨이브 제공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네 사람이 런던에 집을 구해 함께 산다. 사회에 첫발을 디딘 이들의 마음은 기대와 호기심,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웨이브 제공

웨이브 바로 보기 | 7부작 | 19세 이상

대학을 막 졸업했다. 영국 런던 유흥가 캠든에 집을 구했다. 대학 친구 셋과 함께다. 지긋지긋한 수업과 시험에서 해방됐고, 밤새 진탕 놀아도 눈치 볼 사람은 없다. 스물네 살 메기(에마 애플턴)는 막 시작한 사회생활이 흥겹다. 친구 버디(벨 파울리)와 넬(말리 시우), 아마라(알리야 오도핀)가 함께하는 일상이 신이 난다. 교사인 넬과 부동산업체 직원인 아마라와 달리 직업이 아직 없지만 마음은 가볍다. 돈이 모자라면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고, 언젠가는 꿈의 일자리를 얻으리라는 근거 없는 낙관이 있으니까.

①가볍고 가벼워서 즐거운 청춘

네 사람은 대학 졸업으로 수업과 시험, 부모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자 마음껏 청춘을 즐기려 한다. 웨이브 제공

네 사람은 대학 졸업으로 수업과 시험, 부모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자 마음껏 청춘을 즐기려 한다. 웨이브 제공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수다만 떨어도 행복한데 메기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스트리트(코너 핀치)다. 음악가인 스트리트는 평범하지 않다. 메기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둘의 관계를 운명에 맡긴다. 메기와 스트리트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일까. 술집에서 재회를 하고, 서로에게 무심한 척 뜨거운 관계를 이어간다.

제목에 사랑과 모든 것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하나 애정전선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20대 중반 여자들의 삶에 대한 고민이 스며 있다. 넬은 취업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아마라는 무용이라는 꿈을 접고 사무직원으로 일하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안정적인 직업에 오랜 연인까지 있는 넬 역시 늘 평안하지는 않다. 항상 유쾌한 척, 대수롭지 않은 척하며 인생을 즐기는 듯한 메기 역시 마음에 어두운 구석이 있다. 자신은 소원대로 연예산업에서 일할 수 있을지, 스트리트와는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②내 절친의 마음은 어디로 갔나

메기는 매사 유쾌하고 씩씩한 척하나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추지는 못한다. 웨이브 제공

메기는 매사 유쾌하고 씩씩한 척하나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추지는 못한다. 웨이브 제공

방탕하니까 청춘인 걸까. 메기와 버디와 아마라와 넬은 음주와 약물과 자유로운 성관계로 불안감을 떨친다. 그들이 사랑하고 일하며 만취가 되어 만들어내는 일상이 종종 웃음을 부른다. 예를 들면 이런 식. 메기가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나체로 흥겹게 춤을 추다 버디의 방문을 열었는데, 예상치 못한 손님이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메기를 맞이한다.

친구 넷의 사연이 화면을 채우는데 중심인물은 메기다. 메기의 사랑과 일과 우정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메기는 버디와 어린시절부터 절친이다. 하지만 같이 살게 되고 버디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둘은 조금씩 멀어진다. 예전과 다른 환경 때문일까.

③삶은 늘 성장하는 것

동갑내기 네 친구는 나이 들어서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를 위해 살아갈 수 있을까. 사회초년생으로 이들이 겪는 성장통은 보편적이다. 웨이브 제공

동갑내기 네 친구는 나이 들어서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를 위해 살아갈 수 있을까. 사회초년생으로 이들이 겪는 성장통은 보편적이다. 웨이브 제공

네 청춘의 방탕한 삶이 중계방송되듯 이어지나 등장인물들이 리얼리티 쇼 출연자들처럼 허영심에 젖어 사는 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열의를 품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사춘기를 거쳐 요란한 대학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진입했다 해도 이들의 마음은 계속 자란다. 드라마는 인상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편집으로 청춘의 사랑과 이별과 고민을 맛깔스럽게 풀어낸다.

뷰+포인트

영국 작가 돌리 애덜턴의 경험담이 담긴 동명 에세이(2018)를 영상으로 옮겼다. 에세이는 출판 당시 호평을 받았고, 22개국에서 번역돼 출간되기도 했다. 멀고도 가까운 2012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묘한 향수를 부른다. 성별과는 무관하게 20대 초중반을 관통하고 있거나 지나온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키득거릴 장면이 적지 않다. 점잖게 20대를 보냈든 아니든 말이다. 등장인물들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할 때 이를 화면에 펼쳐내는 표현 방식이 눈길을 끈다. 재치 있으면서도 섬세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영국 감독 차이나 무-영이 에피소드 7개 중 1~4회를 연출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6%, 시청자 91%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